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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센티넬(The Sentinel)

최인화 (영화칼럼니스트)

또 한 번 수난을 당하는 미국 대통령 부부

오랜만에 본 액션 스릴러다.

미국 대통령 암살 음모와 백악관 비밀경호국 요원들의 활약을 그리고 있다.


피트 개리슨 (마이클 더글라스 분)은 레이건 대통령 피격 때 몸을 던져 암살을 막은 전설적인 비밀경호요원으로, 현재는 영부인 새라 발렌타인 (킴 베이싱어 분)의 경호를 맡고 있다.
친한 동료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의 조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대통령 암살 음모가 있으며 내부에 동조자가 있음이 드러난다.
거짓말 탐지기를 통한 내부 조사에서 피트가 그 동조자로 지목되고, 피트의 수제자 격이면서도 개인적인 문제로 관계가 소원해진 동료 경호요원 데이빗 베킨릿지 (키퍼 서덜랜드 분)가 수사 책임자로 임명된다.
데이빗에겐 신참 경호요원 질 마린 (에바 롱고리아 분)이 조수로 배정된다.
이때부터 피트 개리슨은 영웅적인 비밀경호요원에서 도망자 신세로 전락한다.
피트가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 거짓말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데는 말 못할 사연이 있다.
바로 자신이 경호를 맡고 있는 영부인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전직 비밀경호요원의 원작 소설을 마이클 더글라스가 영화로 제작하고 그 자신이 주연을 맡았다.
그 외에 현재 방영 중인 TV 드라마에서 가장 두드러진 인기를 얻고 있는 키퍼 서덜랜드와 에바 롱고리아, 그리고 아직은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킴 베이싱어를 기용해 화려한 진용을 갖췄다.
키퍼 서덜랜드는 수사극 <24>로 올해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에바 롱고리아는 <위기의 주부들> (Desperate Housewives)로 스타돔에 올라 있어 그들의 팬들을 불러들이기 위한 캐스팅임이 확연하다.
그러나 그들의 극중 역할은 팬들을 만족시키지 못할 것 같다.
특히 에바 롱고리아는 이미지 변신을 위해 기꺼이 출연을 결정했다지만 그녀의 경력에 별 도움이 될 출연같지는 않다.
마이클 더글라스에 비해 두 사람의 배역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약하고, 극중 성격도 기존의 이미지를 깎아 내린 인상이다.


영화는 무난하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사선에서> (In the Line of Fire) 와 <도망자> (The Fugitive)를 적당히 얼버무린 듯하고, 예측 가능한 반전을 거쳐 기대를 벗어나지 않는 결말에 다다르지만 무리 없이 진행된다.
물론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여러 곳 눈에 띈다.
대통령 암살 음모라는 소재를 다루는 데 긴박감이 부족해 위기감이 덜 느껴진다.
영웅을 하루 아침에 배신자로 낙인 찍는 과정과 절차가 너무 단순하다.
도망자의 도피 행각에 고난이 부족하고, 도망자가 매우 활개치고 다니는 듯한 느낌이다.
내통자의 회개와 최후가 지나치게 밋밋해 전혀 극적인 분위기를 살려내지 못한다.
대통령 암살 기도의 배후에 대해 밝혀지는 바가 없다.
시대에 어울리지 않게 KGB 운운하고 있다.
피트에 대한 데이빗의 개인적인 오해가 풀리는 것이 충분히 납득되지 않는다.
경호요원과 영부인의 부적절한 관계가 정말로 부적절하게 묘사되고, 정리된다.
도덕적으로 비난을 받아야 할 주인공에게 추호도 비난하는 기색을 찾아볼 수 없다.
솔직히 에바 롱고리아의 배역은 원작에 있는 건지 의심이 간다.


대통령의 신변 보호를 책임져야 할 비밀경호국 내에 암살 음모자가 숨어 있고, 영부인이 경호원과 관계를 맺고 있다는 건 상당히 쇼킹한 소재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그러한 소재들을 희한하게도 전혀 쇼킹하지 않게 다루고 있다.

그래도 영화 자체는 부담없이 즐길 만하다.


감독 클락 쟌슨이 초기에 잠깐 등장해 살해 당하는 찰리 메리웨더 요원 역을 직접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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