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수사:사형수의 편지 (영문제목: Proof of Innocence) 감독: 권종관 출연: 김명민, 김상호, 성동일, 김영애 등 장르: 범죄, 드라마 등급: 없음 (한국은 15세 이상 관람가)
경찰 출신으로 용의자와 변호사를 연결하는 최고의 사건 브로커인 필재(김명민). 그에게 편지가 한 통 도착한다. 인천 최고의 재벌인 대해제철 집안 며느리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순태(김상호)가 누명을 벗겨 달라고 보낸 편지다. 필재는 이 사건을 이용해 그로 하여금 경찰 옷을 벗게 한, 비리 경찰 용수(박혁권)에게 복수할 계획을 세운다.
끔찍한 범죄를 둘러싼 음모, 적당히 때 묻은 주인공. 그가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과 그 안에서 피어나는 진한 인간애. '특별수사:사형수의 편지'(영문제목: Proof of Innocence·이하 '특별수사')는 그동안 한국 범죄영화에 많이 등장한 익숙한 요소의 조합을 보여 준다. 이야기 사이사이 버무려지는 웃음과, 사건이 해결되는 순간의 통쾌함까지. 이 조합의 또 다른 예로는 '박수건달' '검사외전'을 떠올릴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조합을 얼마나 새롭게 혹은 충실하게 그려 내느냐에 따라 극의 재미가 결정될 터. '특별수사'는 한국 범죄영화의 관습을 따라가는 전략을 취한다. 이 영화는 장르의 관습을 얼마나 충실하고 완성도 있게 그렸는가. 그에 대해서는 딱 중간치 정도의 점수를 줘야 할 듯싶다.
범죄 현장을 지켜보다가 용의자들 앞에 귀신같이 나타나 수임 계약을 따내는, 필재의 활약상을 소개하는 극 초반은 퍽 짜릿하다. 대해제철의 음모가 드러나는 과정 역시 긴장감 있게 펼쳐진다. 그러나 극 초반 주인공 필재가 선보인 매력이 후반으로 갈수록 휘발된다. 결정적인 순간 순태를 위험에 몰아넣는 젊은 교도관(오민석)과 또 다른 재소자(이문식)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다. 극의 고비마다 폭력을 끌어들이는 식의 흐름도 다소 불편하다. 익숙함은 동전의 양면이다. 그걸 미끼로 관객을 쉽게 극에 끌어들일 수 있지만, 반대로 그 익숙함에 충실하지 않으면 금세 빈틈이 보인다. 그 양면이 이 영화에 모두 드러난다.
'특별수사'는 오늘(17일) LA CGV 개봉을 시작으로, 오는 24일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워싱턴DC, 뉴욕, 시카고, 애틀란타, 댈러스, 캐나다 밴쿠버, 토론토 등 북미 주요 도시에서 상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