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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에세이]하마의 신비한 붉은 땀

New York

2006.10.30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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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영/ 펜실베이니아주 수의연구관>

성경의 욥기 40장엔 하마가 이렇게 묘사돼 있다. '소같이 풀을 먹는 하마를 볼지어다 내가 너를 지은 것 같이 그것도 지었느니라 그 힘은 허리에 있고 그 세력은 배의 힘줄에 있고 그 꼬리 치는 것은 백향목이 흔들리는 것 같고 그 넓적다리 힘줄은 서로 연락되었으며 하수가 창일한다 할지라도 놀라지 않고 요단강이이 불어 그 입에 미칠지라도 자약하니 하마가 정신 차리고 있을 때에 누가 능히 잡을 수 있겠으며 갈고리로 그 코를 꿸 수 있겠느냐.'

하마는 육서동물 중 코끼리 다음으로 체격이 크다. 몸길이 4.6미터 어깨높이 1.5미터 몸무게 4.5톤에 60센티미터나 되는 큰 송곳니를 지닌 하마도 있다.

이런 아프리카 최강의 맹수가 사람들의 귀염을 받게 된 것은 160년 전 오바야스 (Obaysch)라는 야생 하마가 런던 동물원에 입양된 이후다. 괴물처럼 생긴 이 동물을 구경하기 위해 매일 1만명 이상의 입장객이 몰려들었다고 한다.

1828년 세계 최초로 설립된 학술용 동물원인 런던 동물원은 1847년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당시 신문은 하마에 대해 앞다투어 상세히 보도했는데 그 중 하나를 인용해 본다.

'갑자기 비밀에 쌓인 물속 깊은 곳에서 흉측한 머리 한 개가 나타나면서 씩씩대며 콧구멍과 입에서 김을 내뿜는다. 마치 증기기관차가의 모습 같다. 상쾌한 공기를 마신 후 다시 물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마치 다른 세계에서 온 동물처럼 보인다.' 미국에선 1861년 뉴욕시의 아메리칸 박물관에서 하마를 들여와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뜨거운 햇볕아래에서 땀 흘리는 하마를 관찰해보자. 초기에는 투명한 땀이 흐르지만 곧 붉은색으로 변한다. 혈액같은 끈적끈적한 액체가 피부에서 스며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람을 비롯한 포유동물의 피부에서 분비되는 땀은 99%의 물과 1%의 염분 요소 젖산으로 구성돼 있다. 땀은 체내 노폐물 배설 수분 및 염분 농도 조절 체온 조절 등의 역할을 한다. 개는 피부에 땀샘이 적어 피부로는 땀을 흘리지 않는다. 주로 코끝과 발바닥을 통해 땀이 분비되기 때문에 아주 더울 때는 입을 크게 벌리고 혀를 내밀어 체온을 조절한다.

붉은 땀을 내뿜는 동물은 하마뿐이다. 그동안 하마의 땀에 대해 많은 연구가 진행돼 왔다. 최근 일본 교토대학 과학자들이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그간의 연구를 발표했다.

교토대학 팀은 하마의 붉은 땀을 채취해서 분석한 결과 두 가지 색소를 발견했다고 한다. 하나는 히포수도릭산(hipposudoric acid)이라는 붉은 색소와 노르히포수도릭산(norhipposudoric acid)이라는 오렌지색의 색소이다. 이 두 색소는 하마의 피부를 태양으로 부터 보호하는 선크림 역할을 하고 있으며 특히 붉은 색소는 항박테리아 작용으로 세균 번식을 억제한다. 야생에서 하마는 자주 싸워 온몸이 긁히고 물려 상처투성이지만 히포수도릭산 색소로 인해 감염되지 않고 상처가 빨리 회복된다는 것이다.

하마는 위가 4개 있는 초식 동물이라는 점에서 소와 비슷하다. 머리와 목 입이 굉장히 큰 반면 눈과 귀 코는 매우 작고 얼굴 위쪽으로 몰려있다. 그래서 낮에는 눈과 귀 코만 물위에 내놓고 생활한다. 밤이 되면 풀을 뜯기 위해 뭍으로 나와 초원을 몇 km씩 돌아다닌다. 이때 뜯어먹는 풀의 양은 하룻밤에 무려 100~200kg이다.

과학자들은 하마의 붉은 땀에 대한 생화학적 분자구조를 연구중이다. 하마 연구를 통해 선크림 항세균제 등이 개발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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