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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슨-레이건 전직 대통령 기념관 '현대사 배우고…눈도 즐겁다'

Los Angeles

2006.11.0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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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런스 데이’ 가볼만한 명소 가이드
베테런스데이(11일)에 가볼만한 곳으로 전직 대통령 기념도서관은 어떨까. 평소 한산한 이곳도 이날 만큼은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잦아진다. LA근교에는 닉슨 대통령 생가와 도서관 그리고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이 있다. 이곳에는 전직 대통령의 개인사와 정치인생은 물론 미국 현대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뮤지엄이 있다. 또한 백악관 최대 리셉션룸인 이스트룸과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가 실제 크기로 재현돼 있어 백악관을 구경하는 기분도 맛볼 수 있다.

전망도 그만이다. 산 정상에 자리잡은 레이건 도서관에서는 산과 계곡, 태평양까지 내려다 보이고 닉슨 도서관은 꽃으로 가득찬 정원에서 바라보는 석양노을이 참 아름답다. 베테런스데이를 맞아 닉슨 도서관은 11일 무료로 뮤지엄을 개방하고 레이건 도서관은 10일과 11일 재향군인들에 한해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 닉슨 대통령 기념 도서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임기 중 사임한 대통령 중국과의 국교수립 또 뭐가 있을까. 일반인들이 그에 대해 아는 건 그리 많지 않을 듯하다.

그러나 뮤지엄에 가면 그가 재임했던 1969년 아폴로11호가 달에 착륙했으며 당시 그가 아폴로 11호 우주비행사들과 나눈 대화를 녹음한 레코딩을 들어보고 달에서 가져온 돌 그리고 우주비행사가 입었던 옷도 구경할 수 있다. 그가 가장 자랑스러워했다는 중국과의 수교 모스크바를 방문한 미국의 첫 대통령으로서 냉전시대 해빙의 물꼬를 튼 치적도 엿볼 수 있다.

꽃으로 가득찬 정원 ‘노을 일품’
‘냉전시대 해빙 물꼬’ 역사 가득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건 워터게이트 관련 테이프. 사임까지 유발한 감추고 싶은 자료였겠지만 개입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나눈 대화의 주요 부분을 방문객이 들을 수 있게 해놓았다. 자진 퇴임하기까지 당시 긴박했던 상황도 날짜별로 기록돼 있다. 대통령 재직시 각국 원수로부터 받았던 국보급 선물 상원의원 선거유세에 타고 다녔던 49년형 우디 스테이션 왜건 등도 볼거리다.

1912년 그의 아버지가 손수 지었다는 생가도 보존돼 있다. 1913년 자그마한 농장을 하는 부모 밑에서 태어난 닉슨은 고등학교때 우수한 성적으로 동부 일류대학에도 갈 수 있었지만 집안형편이 여의치 못해 LA에 있는 위티어 칼리지를 졸업했다고 한다.

생가에는 닉슨 대통령이 사용했던 피아노와 클라리넷 등이 전시돼 있다. 그 부근에는 그와 그의 부인 패트리셔의 묘소가 나란히 안치돼 있다. 퍼스트 레이디 가든이란 이름을 붙인 정원은 닉슨 도서관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닉슨 기념 도서관은 오렌지카운티 조그마한 도시 요바린다에 있다. 1990년 7월에 개관해 그동안 260만명이 다녀갔다. 최근 1400만달러를 들여 뮤지엄을 2배 가까이 증축하면서 입구에는 독수리가 새겨진 직경 19피트의 대통령 공식 인장 복제품을 내걸었고 백악관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방인 이스트룸을 그대로 재현했다.

월~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일요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한다. 입장료는 어른 9달러95센트 7~11세 3달러75센트 62세 이상은 6달러95센트다. LA에서 5번 프리웨이 사우스를 타고 가다 91번 이스트 57번 노스로 갈아탄 뒤 요바린다 불러바드에서 내려 오른쪽으로 약 15분쯤 가면 도서관에 도착한다.

▷주소: 18001 Yorba Linda Blvd. Yorba Linda
▷문의: (714)993-5075/www.nixonfoundation.org

◇ 레이건 대통령 기념 도서관

역대 대통령 도서관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전체 부지가 100에이커 그 위에 스패니시 양식으로 지어진 15만4000스퀘어피트의 도서관이 있다. 지상 2층 지하 2층의 도서관에는 5000만 페이지가 넘는 각종 문서에 2만500여개의 비디오테이프 2만5500여개의 오디오테이프 1만여권의 책 등 방대한 자료가 보관돼 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일반인의 눈길이 가는 곳은 인간 로널드 레이건의 영화와도 같은 인생을 일별해 볼 수 있는 시기별 전시관이다. 일리노이주 딕슨에서 가난한 주정뱅이의 아들로 태어나 평범한 대학을 졸업한 B급 배우가 주지사를 거쳐 대통령에 당선되고 말년에는 알츠하이머로 고생하기까지 그의 인생은 극적인 드라마였다.

실제와 같은 대통령 집무실 모형
5년전 은퇴 ‘대통령 전용기’ 전시


실제와 똑같이 만든 대통령 집무실, 낸시 여사가 영부인 시절 입었던 옷들을 전시한 ‘백악관의 옷장’, 집권시절 받았던 10만여종의 선물 중 볼만한 것을 전시한 선물 코너 등도 눈길을 끈다.
슈워제네거 주지사 부부가 선물한 조각상, 고르바초프 옛소련 대통령이 선사한 보석패도 보인다. ‘백악관의 만찬’이란 전시 공간에서는 100여명의 준비위원이 8주간 준비한 백악관 만찬 세팅과정을 영상물로 볼 수 있다.

낸시 여사의 드레스 코너 인기

지난해 10월엔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 파빌리온을 개관했다. 닉슨 대통령부터 현직 부시대통령까지 모두 7명의 대통령을 태운 보잉 707-353B 기종이다. 레이건 대통령은 이 비행기로 211차례에 걸쳐 63만1640마일을 날았다. 방문객들이 2001년 퇴역할 때까지 28년간 ‘나는 백악관’의 임무를 수행한 이 전설적 비행기에 올라 내부를 둘러볼 수 있게 했다. 에어포스 원 이외에도 레이건 대통령이 사용했던 리무진, 전용 헬리콥터 에어포스 투 등도 전시돼 있다.
레이건 도서관은 1991년 개관이후 100만명 이상이 다녀갔다. 매일 오전 10시에서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입장료는 어른 12달러, 11~17세 3달러, 62세 이상은 9달러다. LA에서 5번 북쪽으로 가다 118번 서쪽으로 갈아탄 뒤 시미 밸리에 도착해 마데라 로드(Madera Rd.)에서 내려 오른쪽으로 약 3마일 정도 안내판을 따라 가면 도서관으로 향하는 도로를 만나게 된다.

▷주소: 40 Presidential Dr., Simi Valley
▷문의: (800)410-8354/www.reaganfoundation.org

신복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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