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령 옥스포드대 교육심리학 교수는 지난 11일 브롱스 맨해튼 칼리지에서 '평범한 10대 수재로 키우기' 강연으로 한인 학부모들의 관심을 끌었다.
최근 같은 제목의 자녀교육 지도서를 펴낸 정씨는 "옥스포드대학에 입학하는 우수 학생들이 10대를 어떻게 보냈는지를 관찰한 결과 평범한 아이들도 교육환경에 따라 수재가 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타고난 머리보다 교육환경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수재로 만들려면 자녀의 발달 단계에 맞춘 적절한 교육 내용이 주어져야 하며 호기심을 잃지 않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씨는 3년전 영국의 사립학교에서 있었던 실험교육의 예를 들었다.
공부를 유달리 싫어하는 13세 남학생이 있었는데 공부를 하라고 윽박지르는 대신 환경을 바꿔주었다. 놀기를 좋아하는 성격을 감안해 3개월 동안 미술 음악 체육 등의 과목만 배우게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도록 했다. 3개월 동안 예체능 과목만 배우는 것이 지겨워진 학생은 영어 수학 과학 등 과목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3년이 지난 지금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것.
정씨는 이외에도 자녀가 시간 관리를 스스로 하도록 훈련시키는 것이 중요하고 영어 뿐만 아니라 한국어와 제2외국어를 꼭 가르쳐야 남보다 앞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어가 과학.수학적 두뇌를 발달시킨다는 것이 입증됐습니다. 자녀가 우리말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정씨는 한인 학생들이 수학과 과학에는 강하지만 인문학 예술 체육 등에는 취약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양한 부문에서 골고루 발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씨는 1985년 옥스포드대학 교육심리학과 연구담당 전임으로 시작해 지난 96년 정교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