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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야기] O Tannenbaum

Chicago

2006.12.11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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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시내/작곡가
12월 첫째 주인 지난 주말 크리스마스 트리를 완성했다.

1년 내내 창고 속에 처박혀 있던 플라스틱 전나무를 꺼내 조립을 하고 깜빡이 전구들로 둘둘 감은 후 벽장 깊숙이 넣어 둔 트렁크 안에서 크리스마스 오너먼트들을 끄집어 내어 이리 저리 모양과 색을 맞춰가며 거는 작업.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드는 순간은 1년 중 가장 즐거운 시간이다.

‘크리스마스’라는 단어를 들으면 내게는 여섯 번 맞았던 독일에서의 크리스마스 마켓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11월 중순이 되면 벌써 독일의 모든 도시들은 시청 앞이나 마을 광장에 대형 천막을 치고 간이 시장을 만들기 시작한다.
천막 아래에는 손수레들이 여러 대 저마다의 특징적인 아이템을 가지고 들어선다.

어떤 이는 알록달록한 오색 캔디, 어떤 이는 나무로 만든 크리스마스 오너먼트, 누구는 수도원에서 만든 양초, 또 누구는 검은 숲(Schwarzwald) 전나무 가지로 만든 리스들을.
크리스마스 마켓이 설 때마다 빠지지 않는 것은 사과에 빨간 설탕을 입혀 파는 상인들과 100미터 앞까지 양고기 냄새를 풍기며 케밥을 구워 파는 사람들, 그리고 글뤼바인 장수들이다.

글뤼바인이란 포도주에 각종 향신료를 넣어 데운 것으로, 눈발이 조금씩 날리는 겨울밤 사람들로 제법 북적이는 크리스마스 시장에 들렀다가 머그컵에 한 가득 따라주는 글뤼바인을 마시며 추운 몸을 녹이는 것은 12월의 독일에서만 맛볼 수 있는 근사한 경험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배경으로 흘러나오는 음악은 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소나무야> 로, 미국에서는 로 알려진 아주 유명한 크리스마스 캐롤. 이맘 때 쯤 되면 전 세계의 라디오에서 쉴 새 없이 틀어주고 수많은 가수들과 합창단들이 연말 공연 레퍼토리에 집어넣는 이 곡은 어쩌면 기라성같은 모든 가곡들을 제치고 독일 노래 중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불리는 노래가 아닐까도 싶다.

Tannenbaum이란 독일어로 전나무인데, 크리스마스 트리로 사용되는 나무들이 주로 전나무여서인지 때로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뜻하기도 한다.
16세기 중반 무렵부터 독일에서는 변함 없이 늘 푸른 전나무의 이미지를 찬양하는 내용의 노래들이 불려 왔다고 한다.

그 중 우리가 알고 있는 노래는 1824년 라이프치히의 오르가니스트였던 에른스트 안쉬츠라는 사람이 만든 것으로 독일의 전래 민요에서 그 가락을 따 왔다.

O Tannenbaum, o Tannenbaum / Wie treu sind deine Blaetter! / Du gruenst nicht nur zur Sommerzeit / Nein auch im Winter, wenn es schneit. / O Tannenbaum, o Tannenbaum
Wie treu sind deine Blaetter!
 
소나무야 소나무야, 언제나 푸른 네 빛 / 쓸쓸한 가을날에나 눈보라 치는 날에도 / 소나무야 소나무야, 언제나 푸른 네 빛 / (한국어 가사는 독일어 가사와 내용이 약간 다르다)
 
으로 음반을 취입한 음악가가 몇이나 될까 갑자기 궁금해져 인터넷 검색을 해 봤더니 200 개 가까운 음반들이 쏟아져 나온다.
비인 소년 합창단, 로버트 쇼우 챔버 싱어즈를 비롯한 합창단들, 마리오 란자ㆍ플라시도 도밍고ㆍ나나 무스쿠리ㆍ나탈리 콜 등의 가수들과 보스톤 팝스 오케스트라를 비롯한 관현악단ㆍ금관 합주ㆍ현악 합주ㆍ재즈ㆍ컨트리ㆍ블루스 등 거의 모든 편성과 분야의 음악이 총 망라된 음반 리스트를 보니 이 동서고금을 초월해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는 노래인가가 느껴진다.

이 단순하고 친근한 노래의 멜로디는 현재 영국 노동당 당가로도 사용되고 있고, 매릴랜드 주의 공식 주가로도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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