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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어리숙하다/어수룩하다

Los Angeles

2006.12.1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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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리숙한 시골노인 2. 어수룩한 시골노인

1과 2 가운데 어느 쪽이 자연스러운가? 대부분 둘 다 자연스럽다고 느끼겠지만 표준어 규범은 '어리숙하다'를 비표준어로 다루고 있다. 이는 두 말이 완전 동의어임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다음 문장을 보자.

3. 세상이 그렇게 어수룩한 줄 알아? 4. 그 팀은 수비가 어수룩하기 짝이 없다.

위의 경우엔 '어수룩하다'를 '어리숙하다'로 바꾸기 어려워 보인다.

1과 2의 경우는 두 단어가 '사람이 때 묻지 않고 숫되다'의 의미를 공유하고 있는 반면 3과 4의 경우는 '어수룩하다'만이 '호락호락하거나 허술하다'의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1과 2의 경우도 찬찬히 뜯어보면 두 말 사이에 아주 미세한 차이가 있다. '어리숙하다'는 어리석음의 어감이 '어수룩하다'는 순박함의 어감이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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