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파티드>
(The Departed)는 영원히 죽지 않고 고통을 받는다는 ‘무간지옥’에서 따와 제목을 삼은 홍콩 영화
<무간도>
(無間道, Infernal Affairs, 2002)를 원작으로 하여 리메이크한 영화다.
현존하는 최고의 감독 중 하나로 꼽히는 마틴 스코세지가 메가폰을 잡았다.
자신이 큰 영향을 끼쳤던 홍콩 뉴웨이브 영화를 거꾸로 리메이크한 것이다.
무대를 보스톤으로 옮겨 그의 전작들인
<비열한 거리>
나
<좋은 친구들>
의 분위기와 닿는 영화로 재생산했다.
프랭크 코스텔로 (잭 니콜슨 분)는 보스톤 남부 아일랜드계 갱단의 보스다.
구역 내 소매업자들로부터 보호세를 뜯어내는 외에 불법 거래를 통해 부를 늘려간다.
콜린 설리반 (맷 데이먼 분)을 어릴 때부터 돌보아 왔으며 그를 경찰 조직 내에 첩자로 들여 보낸다.
빌리 코스티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은 아버지를 제외한 온 친척들이 갱인 것이 싫어 경찰을 지망했는데 첫 번째 임무가 프랭크를 잡기 위해 그의 갱단에 첩자로 잠입하는 것이다.
갱이면서 경찰로 살아가는 자와 경찰이면서 갱으로 살아가는 자 간에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의 존재를 느끼고 정체를 밝혀가는 과정이 긴장감 있게 펼쳐진다.
리메이크작은 원작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는데 두 작품 간에 이런 차이들이 보인다.
먼저 빌리와 콜린, 이 두 주인공을 묘사하는 데 있어서 큰 차이가 있다.
<무간도>
에선 인물들을 감상적으로 묘사한데 비해
<디파티드>
에선 너무 냉정하게 다루고 있어 연민의 정이나 뭉클한 감동을 느낄 여지가 전혀 없다.
또
<무간도>
에선 전체적으로 비장미가 느껴지면서 다소 지루한 느낌을 가질 수 있는 반면,
<디파티드>
는 속도감이 있고 폭력과 외설의 수위가 높아 영화 길이가 50분이나 더 길면서도 지루함이 느껴지질 않는다.
<디파티드>
에서 잭 니콜슨의 광기 서린 연기는 원작에 비해 프랭크의 비중을 확대시킨다.
영화 중반까지는 오히려 프랭크의 역할이 콜린이나 빌리보다 더 도드라져 보일 정도다.
그 외에 경찰국장의 역할도 확대되고, 세 주연 외에 마크 월버그, 마틴 쉰, 알렉 볼드윈 등 스타들을 대거 출연시키고 있다.
결말 부분의 내용이나 처리 방법에서도 작지 않은 차이를 보여 준다.
원작이 있는 리메이크라 하지만 거의 다른 작품으로 재탄생한 영화라고 보아도 좋을 법하다.
<디파티드>
는 마틴 스코세지가 감독한 영화 중에서 가장 좋은 흥행 성적을 올렸다.
스코세지 감독의 영화는 대개 이야기 중심의 영화가 아니어서 평단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흥행 성적은 늘 신통치 않았다.
그 탓에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로 여러 차례 지명됐지만 수상에는 실패해 왔다.
그에 반해
<디파티드>
는 플롯이 있는 영화여서 그런지 관객을 불러들이는 데 비교적 성공을 거뒀다.
영화의 허술해 보이는 부분들 가운데 두 남자와 동시에 관계를 갖는 신경과 의사 마들렌 (베라 파미가 분)의 처세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나중에 열어보라고 빌리가 전한 노란 봉투는 끝내 열리질 않았고, 미행하는 경찰차를 철수시키라고 억지를 부리며 마약 거래 현장으로 구지 나가는 프랭크의 행동도 설득력이 없다.
그 외에도 몇 군데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있었지만 스포일러성이라 덮어 둔다.
재미있는 건 영화 중에서 셀룰라폰이 맹활약하는 것이었다.
과거라면 생각도 못했을 일종의 신무기 출현이다.
참고로,
<무간도>
에선 디카프리오가 맡은 역을 양조위가, 맷 데이먼이 맡은 역을 유덕화가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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