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스 "올해 염소의 저주 푼다"

빅리그 강속구 1위 채프먼 전격 영입

107년만의 월드시리즈 제패를 겨냥하는 메이저리그(MLB)의 시카고 컵스가 최고 구속을 자랑하는 뉴욕 양키스의 좌완 마무리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28ㆍ사진)을 전격 영입했다. ESPN은 25일 "양키스-컵스가 '쿠바출신의 미사일' 채프먼의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양키스는 채프먼을 내주는 대신 컵스로부터 1급 유망주 글레이버 토레스(19·유격수)ㆍ빌리 맥키니(21)ㆍ애덤 워런(29)을 받았다.

쿠바 리그 출신으로 6년전 빅리그에 입단한 채프먼은 최고 구속 105마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는 MLB 데뷔 후 구속 100마일(약161km) 이상을 1513차례나 기록했는데 이는 다른 강속구 투수 18명의 100마일 이상 총 투구 숫자와 맞먹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10년 이상 활약한 강속구 투수 박찬호(43)가 미국에서 100마일을 한차례만 기록한 것과 비교할때 무시무시한 철완인 셈이다.

채프먼은 올해초 가정 폭력 혐의로 30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복귀후 31경기에서 3승20세이브(방어율 2.01)로 순항중이다. 올해 연봉은 1132만5000달러이며 올시즌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결국 컵스는 채프먼을 3개월 미만동안 쓰기위해 핵심 유망주들을 대거 양키스에 넘긴 셈이다.

1909년 이후 무려 107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고 있는 컵스는 현재 59승38패(승률 60.8%)로 내셔널리그 중부조 1위는 물론, MLB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1908~1909년 월드시리즈를 2연패 한 컵스는 이후 정상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1945년 10월에 열성팬인 빌리 사이어니스가 염소를 데리고 리글리 필드를 찾았다가 입장을 거절당하자 "다시는 우승하지 못할 것"이라며 악담을 퍼부은 것이 징크스가 됐다는 '염소의 저주'로 유명하다.

전문가들은 불펜 보강이 절실한 컵스가 '염소의 저주'를 뚫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과감한 베팅을 했다고 높이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