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동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소리…낡은 달력…후덕한 이발관 아저씨의 솜씨좋은 가위놀림 솜씨…추억의 이발관이라 하면 흔히 생각나는 것들이지만 미남 이발관(사장 서기범)은 이와는 약간 틀리다.
때묻은 라디오 대신 최신식 TV, 낡은 달력 대신 솜씨좋은 풍경화와 푸른 잎사귀의 화분이 이발관을 멋스럽게 꾸미고 있다.
과거 이발관과 같은것이 있다면 이발관 주인이 입고있는 추억의 하얀가운과 낡은 성인 만화책 정도. 91년도 시카고에 최초로 등장한 미남 이발관은 15년 전통의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대표적인 한인 이발관이다.
2001년 로렌스 길에서 현재의 몰튼그로브 워키간길로 확장이전한 미남 이발관은 3곳의 미용석과 머리감는 곳 1곳, 헤어드라이기가 설치된 머리 매무새 가다듬는 곳 1곳으로 전체 1150 sq.ft규모다.
서기범 사장이 커트를 하고 아내인 서영숙씨가 머리를 감겨주는 시스템. 가끔 드라이도 해주지만 대부분 머리의 물기는 비치된 수건으로 각자 제거한다.
드라이까지 해주는 미용실과는 다르지만 이것이 바로 비교적 저렴한 커트 14달러의 비밀. 염색가격도 타미용실의 절반 수준인 15달러다.
이발관답게 남성 고객이 100%다.
나이든 사람만 가는 곳이라는 고정관념도 잘못된 편견이다.
파마약이나 염색약 특유의 냄새를 싫어하는 젊은학생들도 자주 이발관을 찾는다.
한번 왔던 손님은 대부분 다시 찾아온다고. 덴버에서 일부러 머리 다듬기 위해 오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미용실과 같이 최신 헤어스타일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15년전 처음 문을 열때부터 같은 스타일로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렇게 서사장이 하루에 머리를 다듬는 손님수만 25여명이다.
처음 시작할때에 비해 더 못하지도 더하지도 않은 수이다.
남자들만을 위한 미용실을 만들고 싶어 문을 열었다는 서기범 사장은 40년전 처음 고국 충주에서 이발업계에 발을 들여놨다.
그는 “이발관에 오시는 손님들이 미남이 돼서 나가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며 “미국에 사는 남성(美男)들의 기억속에 남는 이발관이 되고싶다”고 말했다.
미남 이발관 주소는 9402 N.Waukegan Ave. Morton Grove이고 자세한 문의는 847-583-9402.
김지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