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곧 사람입니다. 언어는 하나의 세계입니다. 언어를 잃으면 세계를 잃는 것입니다. 언어를 배우면 하나의 세계를 배우는 것입니다. 그래서 언어를 제대로 배워야 합니다. 두 가지 이상의 언어를 하는 사람은 두 곳에서 시작된 세계관과 관점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어는 한국 사람입니다. 한국어에는 한국인의 삶과 한국 문화가 들어있습니다. 어떤 세계가 들어있을까요? 사람들에게 한국어에 한국 문화가 담겨있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까요? 한국어 속에 담긴 한국 문화의 흔적을 찾는 일은 중요합니다.
한국어 속에 담긴 한국 문화를 인터넷에서 찾으면 많은 문서들이 나옵니다. 많은 사람들을 쉽게 '우리'라는 단어를 한국 문화를 나타내는 어휘로 소개합니다. 우리라는 표현이 다른 언어와 사용이 다르기 때문이겠죠. 우리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공동체 의식이라는 말을 합니다. 저는 '우리'에는 공동체라는 의미도 있지만, 소유 관념이 적다는 점도 이야기 합니다. 우리 집과 내 집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 집에는 소유의 느낌이 적습니다. 내 것이라고 이야기하지 말고 우리 것이라고 해 보세요. 우리라고 말하는 순간 집착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한국인의 문화적 특징을 이야기할 때 정(情)을 이야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국인은 정이 많은 민족이라는 말을 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정말 한국인은 정이 많습니까? 제 학생 중에 여러 나라에서 온 학생들이 있는데 그들에게 물어보면 정이 많은 나라가 참 많습니다. 정은 우리만 있는 게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인이 정이 많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한국인의 정은 '미운 정'이 있다는 점에서 특이합니다. 우리는 '미운 정, 고운 정'이라고 합니다. '미우나 고우나'라는 표현도 합니다. 미워도 같이 사는 사람이기에 용서하고 살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그래서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속담도 사용합니다. 미운 사람과 같이 사는 방법은 미운 사람에게 더 잘 해 주는 겁니다. 그 방법밖에 없습니다.
한국 사람은 '미안하다, 고맙다, 사랑한다'라는 말을 잘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한국 사람이 매우 무례하거나 무뚝뚝한 사람인 것처럼 설명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 문화는 말로 표현하지 않는 문화입니다. 정확하게 말해서 말보다 감정이 중요한 문화입니다. 그래서 한국어에서는 문상을 갔을 때 하는 표현조차도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문상을 갔을 때 가장 좋은 표현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일 수 있습니다.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라는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칭찬할 때도 '말이 필요 없는' 사람이 정말 좋은 겁니다.
한국어를 살펴보면서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다, 돌보다, 다시 보다, 알고 보다'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보는 것과 돌보는 것은 전혀 다른 행위입니다. 돌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까지 보는 것을 말합니다. 돌보면 사람과의 관계가 달라집니다. 그야말로 다시 보게 됩니다. 다시 보면 존경의 마음이 생기게 됩니다. 한자어 존경은 사람을 하늘처럼 대하라는 뜻입니다. 또한 알고 보면 그동안의 나의 편견이나 선입견을 반성하게 됩니다. 알고 보면 용서가 됩니다.
한국 사람은 재미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어느 나라나 협박은 그 나라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죽을래?'라고 말하는 것이겠죠. 죽는 건 무섭죠. 그런데 한국어에서는 '재미없을 줄 알아라'라는 말이 협박인 것이 흥미롭습니다. 재미없는 것을 못 견딥니다. 이왕 사는 인생인데 사는 재미가 있어야겠죠.
이렇게 한국어는 많은 한국 문화를 담고 있습니다. 깨달음의 세계를 보여줍니다. 한국어를 통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느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