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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소' 츄릅'이 뭐죠? 사이버 용어가 세대 가른다

젊은층서 마음껏 줄임말, 40~50대는 '무슨 소린지···'

"썩소 츄릅 쌩얼 …"

이 말의 뜻을 알면 젊은 세대고 외계어 또는 오타로 생각하면 기성세대다.

인터넷의 급속한 발전으로 사이버 세상이 확장되면서 '사이버 용어'가 세대를 나누는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 젊은 층의 경우 사이버 신조어가 난무하는 반면 40~50대 기성세대는 점점 사이버 문맹이 되고 있는 것이다.

사이버용어는 줄임말로 대표된다. 이들은 미니홈피나 각 종 인터넷 댓글 방명록 그리고 채팅 등을 통해 마음 껏 줄임말을 쓰고 있다.

'yes'를 뜻하는 '응'의 'ㅇㅇ' '반갑다'의 '방가' '하다'의 '하삼' 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사용된 줄임말이다. 또 영화나 드라마 제목들도 줄임말로 유행이 되면서 사이버세상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KBS 인기드라마였던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미사'로 더 친숙하고 지난 9월 개봉했던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우행시'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연애참'이다. 줄이는데는 일정한 규칙도 없다. 그냥 편한대로 발음한다.

두 딸의 아버지인 최모(51)씨는 "자식 둘이 우행시 우행시 그러는데 무슨 얘길 하는지 이해를 못했다"며 "요즘엔 자식들의 대화를 이해하려면 우리도 인터넷 세계에 빠져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줄임말은 아니지만 사이버세대만의 공용어 '투글'도 대인기다. 이것은 둘이란 뜻의 '투(two)'와 한글 '글'이 합쳐진 것이다.

대표적인 '투글'로는 마음이 흡족함을 드러내는 '므흣' 씁쓸한 웃음을 뜻하는 '썩소' 화장 안 한 맨 얼굴을 나타내는 '쌩얼' 춥다는 뜻인 '덜덜' 맛있겠다의 '츄릅' 등이 있다.

직장 20년차인 40대 김모(48)씨는 "젊은 사원이 쓰는 채팅용어를 우연히 봤는데 딴나라 말처럼 느껴졌다"며 "갑자기 세대차이면서 나도 이제 늙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사이버 용어는 세대 간의 벽을 더욱 두텁게 만든다는 우려도 크다.

UCLA 한국학 이남희 교수는 이와 관련 "한국어 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든 언어에서 인터넷 등 매체를 통해 언어변동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며 "이런 변동 속에 세대간의 언어장애를 없애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비인터넷 세대와 기성세대가 열린마음으로 언어변화 현상을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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