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열린 광장] 한국과 비슷한 분단국가 '키프로스'

이보영/LA민주평통위원

현재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나라는 한국뿐이라고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지중해 동북쪽의 작은 섬나라 '키프로스 공화국'도 남북이 대립 중인 분단국이다. 휴전상태에서 남북간의 비무장지대 155마일엔 유엔 평화유지군이 주둔하고 있다.

키프로스의 분단상태는 한국의 분단과 매우 흡사한 점이 많다. 북의 남침으로 내전을 치른 후 분단됐으며 휴전선 길이가 같고 남북 분단, 대치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평화통일을 내세우며 통일위원회가 조직됐고 유엔 중재하에 평화유지군이 주둔하고 있다. 남쪽이 훨씬 부유하고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받고 있다.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직간접적으로 얽혀 있는 점까지 비슷하다. 다만 분단의 역사가 한반도는 65년, 키프로스는 42년이라는 것이 다르다.

키프로스는 일조량이 많고 기후가 온화한 지중해 최대 휴양지로 유럽의 부호들이 겨울이면 즐겨 찾는다.

이 섬은 지정학적으로 서남아시아에 속하지만 2004년 남부 키프로스 공화국이 유럽연합(EU)에 가입해 유로화를 사용하고 있다. 북부 키프로스는 터키의 경제원조에 의존하며 아직 미승인 국가로 남아있다.

키프로스는 신약성경에 구브로(Kuvpro)로 번역되어 있다. 구브로는 '구리'라는 뜻인데 실제로 구리 생산량이 많아 기원전부터 주변 국가들이 구브로라고 불렀다. 그리스어로는 키프로스, 터키어로는 크브르스(Kibris), 영어로는 사이프러스(Cyprus)로 불린다.

이 섬은 주변 강대국들에게 수많은 침략을 당했으며, 지중해에서는 시칠리아, 사르데냐에 이어 세번째로 큰 섬이다.

면적은 제주도의 약 4배 정도, 인구는 약 100만으로 제주도 인구보다 조금 더 많다. 인구의 80%가 그리스계로 섬의 남부지역에 살며, 20%는 터키계로 북부지역을 차지하고 있다. 종교는 동방정교회와 이슬람교를 믿으며 두 민족간 인종·종교적 갈등으로 내분이 지속된 화약고다.

기원전 3000년경 그리스가 지중해를 지배했을 때, 이 섬은 그리스 해상무역의 거점으로 이용되었으며 이때 많은 그리스인들이 건너와 헬라문명을 전파했고 언어, 문자도 헬라어로 뿌리를 내렸다. 이후 로마제국 시대엔 동로마의 지배하에 비잔틴 문화의 영향을 받았다.

십자군 전쟁 때 프랑스는 섬의 수도를 항구 파포스(Pafos)에서 내륙의 니코시아(Nicosia)로 옮겼다. 1570년 오스만제국은 니코시아를 점령하여 시민 수만명을 학살하고 공공건물, 궁궐, 교회 등 많은 유적을 파괴했다. 약 300년간 오스만 통치하에서 터키의 무슬림들이 대거 건너왔고 그때 많은 교회들이 박해를 피해 산 속으로 피신했는데 그 수도원이 지금은 관광지가 되었다.

터키는 러시아와 전쟁 때, 이 섬을 영국에 양도했고 1960년 독립할 때까지 약 80년간 영국의 식민통치를 받았다.

1974년 그리스계 민족주의자들이 쿠데타로 그리스와 합병을 시도하자 터키는 동족보호라는 이유로 섬의 북부지역을 침공, 37%의 영토를 점령함으로써 남북이 지금까지 분단되어 있다.

수많은 강자들이 남긴 문화의 흔적을 탐방하면서 분단된 키프로스의 아픔에 동질감을 느꼈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