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트린 젬므라는 이름의 할머니는 지난달 29일 메사추세츠 미들보로의 한 양로원에서 112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
평생에 걸친 할머니의 레드삭스 사랑은 각별했다. TV가 없던 시절 할머니는 라디오 중계를 일일이 노트에 받아적어 귀가한 남편에게 직접 읽어줄 정도로 열성이었다.
18세이던 1912년 당시 갓 개장한 펜웨이파크를 처음으로 방문한 할머니는 109세이던 2004년 5월 마지막으로 경기장을 찾았다. 당시 휠체어에 쇠약해진 몸을 의지한 채 모습을 드러낸 할머니를 포수 제이슨 배리텍과 전감독 자니 페스키가 레드삭스 구단을 대표해 환대했고 이 장면은 레드삭스 팬들의 뇌리에 남았다.
할머니의 변함없는 사랑에 레드삭스도 감사를 잊지 않았다. 레드삭스는 지난 2005년 11월 할머니의 111세 생일 파티에 2004년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직접 가져가 보여줬고 할머니는 무척 기뻐했다. 할머니의 딸은 "그날은 어머니의 생애 최고의 날이었다"고 회상했다.
비서 학교를 졸업한 후 2차대전 때 공군기지에서 낙하산을 준비하는 일을 하기도 했던 할머니는 생전 인터뷰에서 "나는 술도 안 먹고 담배도 안 피우고 규칙적으로 식사했다"며 장수의 비결을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