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에 봄을 알리는 꽃 중에서 가장 눈에 뜨이는 크고 아름다운 꽃이 목련(Magnolia.매그롤리아)이다. 아직 겨울의 한기가 남아있을 때 만개한 목련만큼 사람의 시선을 강렬하게 자극하는 꽃은 드물다. 운전을 하고 길을 지나다가 어느 집 앞마당에 핀 목련을 보면 누구나 봄이 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매그놀리아는 상록수도 있고 낙엽수도 있으면서 빛깔과 꽃의 형태가 다양하다. <사진=Top Tropiclas Nursery>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아 멀리 떠나와 이름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많은 한인들이 이른 봄 만개한 목련을 보면 떠올리는 박목월의 시로 빈가지에 핀 목련이 한인들의 가슴에 그리움을 느끼게 하는 노래다.
목련은 꽃의 모양과 성장 형태 잎의 모양과 가지의 형태 등에 따라 거의 100종에 달하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그중에는 상록수도 있고 낙엽수도 있다. 거의 대부분이 크고 아름다운 꽃이 피지만 어떤 것은 싱싱하고 깨끗하게 생긴 잎 때문에 키우는 경우도 있다.
상록수를 대표하는 것은 흰꽃이 피는 매그놀리아 그랜디 플로라(Magnolia grandiflora)이고 낙엽수를 대표하는 것은 자색의 꽃이 피는 소서 매그놀리아(Saucer Magnolia)다. 한국에서는 백목련은 봄이 올 무렵에 핀다고 해서 영춘화 자목련은 봄이 끝날 무렵에 핀다고 해서 망춘화라고도 한다.
◇ 상록 매그놀리아
캘리포니아의 가드너들에게 상록의 매그놀리아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매그놀리아 그랜디플로라를 뜻한다. 윤기나는 큰 잎이 있고 향기있는 흰 꽃이 피는 남가주 지역을 대표하는 클래식 매그놀리아다.
꽃과 잎이 아름다우면서 열에 강하지만 관리가 필요하고 심는 데에 제한이 있다. 늦봄부터 초가을 까지 플라스틱처럼 두껍고 큰 잎이 몇 개씩이라도 떨어지면 정원이 지저분해지고 뿌리의 윗부분이 도로의 페이브먼트를 들고 일어나기도 한다. 또 연중 내내 짙은 그늘을 만들기 때문에 나무 근처의 잔디가 건강하게 자라지 못한다.
◇ 낙엽 매그놀리아
낙엽 목련의 대표적인 것은 이른 봄 자색이 도는 핑크빛 큰 꽃으로 시선을 끄는 소서 매그놀리아다. 소서 매그놀리아중에도 꽃의 모양과 색깔이 다른 종류가 많다. 일반적으로 천천히 자라고 내한성이 강하면서 꽃은 일찍 핀다. LA 인근의 식물원이나 공원에서는 이른 봄 소서 매그놀리아 여러 그루가 한꺼번에 만개한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낙엽 매그놀리아 꽃중에는 바깥쪽은 핑크가 섞인 자색에 안쪽은 흰색인 꽃도 있고 바깥쪽은 짙은 홍자색에 안쪽은 핑크빛인 꽃도 있다. 근년에는 노란 꽃 부드러운 주황빛 꽃이 피는 목련도 소개됐다.
◇ 심는 법
어느 종류의 매그놀리아를 심든 심는 장소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심어서 한번 자리를 잡고나면 옮기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매그놀리아는 다른 나무들과 가까이 섞여 있으면 본연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여줄 수 없다. 큰 낙엽 매그놀리아는 꽃이 잘 드러나보이는 배경을 뒤로하고 혼자 서 있을 때 가장 보기에 좋다. 특히 겨울 철 건강하게 뻗은 회색빛 줄기와 가지 크고 솜털이 달린 큰 꽃순만으로도 아름다운 장면이 연출된다. 녹색의 잔디밭 한쪽에 매그놀리아 한그루가 서있을 때 자태가 아름답게 돋보이는 이유다.
컨테이너에 담아 파는 매그놀리아는 연중 항상 너서리에 나와 있고 뿌리부분을 흙과 삼베같은 천으로 싸서 파는(Balled-and-Burlaped) 매그놀리아는 늦겨울이나 이른 봄에 나온다.
심을 때에는 원래의 흙 표면보다 더 깊게는 심지 않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매그놀리아에는 병충해가 없지만 진디나 스케일이 끼는지를 자주 살피고 나무의 아랫부분에 있는 잎은 달팽이나 괄태충이 침범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