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느리게 … 빚어낸 듯 깊은 국물로 여름은 가라!
고기를 푹 고아 진한 닭 칼국수·육개장
바다의 감칠맛을 끓여내는 해물전골
코리안밥상 블로거 노효선씨는 집 떠나 있는 자식들을 위해 늘 한국적인 밥상을 준비하고, 노부모님께 맛있는 밥상을 차려드리기 위해 한결같이 연구하고 최적의 레시피를 만든다. 그의 블로그를 찾아드는 외국인들이 남긴 글도 인상적이다. "양념장은 국수를 건져 찍어 먹나요?", "칼국수를 보고 휴일 동안 반죽을 직접 해서 만들 생각을 하니 너무 기대돼요", "육개장을 보니 우리 엄마가 너무 좋아해서 여행을 가도 꼭 사서 드시던 추억이 생각나네요요" 등. 그래서 코리안밥상엔 정겨움이 듬뿍 묻어난다. 한국 음식을 사랑하는 세계인들을 만날 수 있어 더 반갑다. 우리를 길러내고 우리가 그리워하는 어머니의 집밥은 그래서 너무 아름답다. 가슴 속까지 뜨겁게 훑어내 시원함의 진수를 느끼는 '느림'의 진한 국물을 맛보자.직접 손으로 밀어 '닭칼국수'
먼저 손질한 닭 한 마리를 큰 냄비에 넣고 양파 ½ 개, 마늘 8쪽, 얇게 저민 생강 3~4쪽, 파 흰 부분을 넣고 물 12컵을 부어 끓인다. 약간 센 불에서 끓이다가 끓어 오르기 직전 거품을 걷어내고 약불에서 40분 정도 은근히 끓인다. 닭이 충분히 삶아지면 뼈를 제거하고 살을 결대로 잘 발라낸 다음 다진 마늘과 참기름, 후춧가루, 소금 약간을 넣어 무쳐 놓는다. 닭을 삶는 동안 국수 손반죽을 준비한다.
다목적용 밀가루 3컵과 소금 ¾ 작은술, 카놀라유 1 작은술, 물 1컵을 고루 섞어 반죽을 한다. 부드러운 한 덩어리가 될 수 있도록 반죽을 치대고 동그랗게 모양을 만든 다음 랩을 씌워 30분 동안 숙성한다. 다시 3분 정도 반죽한 후 칼로 두 조각을 만들고 밀가루를 살짝 뿌려 방망이로 평평하게 밀어준다. 어느 정도 넓게 펴지면 3~4회 정도 접고 다시 밀기를 반복한다. 마지막에 여러 겹으로 접어 칼로 적당한 크기로 썰어준다. 국수가락이 붙지 않도록 밀가루를 살살 뿌려준다. 반죽한 국수를 삶는다.
기름을 제거한 닭육수에 채를 썬 양파와 다시마 한 조각, 국간장 약간을 넣어 한 소끔 끓인다. 오목한 그릇에 국수를 담고 육수를 부은 다음 채를 썰어 볶아낸 호박과 무친 닭살을 고명으로 올리고 양념장을 곁들여 낸다.
고사리의 진한 향 '육개장'
노효선씨는 "외국인이 잘 사용하지 않는 양지머리와 고사리가 국의 풍미를 높여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건조된 고사리 1컵을 냄비에 넣고 물 4컵을 부어 중불로 부드러워질 때까지 삶아 찬물에 헹궈둔다. 큰 냄비에 양지머리 1파운드, 양파 2개, 무 한 덩이, 마늘 한 줌, 물 14컵을 붓고 센불에 끓이다가 거품을 걷어내고 불을 줄여 2시간 정도 끓인다. 고기가 부드러워지면 건져내고 기름기를 제거한 국물만 따로 준비한다. 고기는 결대로 쭉쭉 찢어놓는다. 콩나물, 부추, 버섯을 손질해서 준비하고 콩나물 길이 정도로 썰어 놓는다.
약불에서 팬에 참기름 2큰술을 두르고 고춧가루 2큰술을 넣어 고추기름을 만든다. 태우지 않도록 조심한다. 여기에 손질해 놓은 소고기와 버섯, 고사리를 국간장 1큰술과 마늘을 넣어 버무린다. 육수에 재료를 넣고 국간장 1큰술, 고추장 1 작은술, 된장 1작은술을 풀어 중불에서 20분 정도 끓인다. 여기에 콩나물과 부추를 넣어 10분 정도 끓이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한 뒤 달걀을 풀어 넣고 불을 끄면 완성.
시원한 감칠맛이 가득 '해물전골'
노효선표 해물전골은 온 가족이 모일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메뉴. 흰살 생선과 특별한 날엔 바닷가재도 텀벙 넣어 자작하게 끓인다. 육수는 멸치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 한 줌 가득한 조개와 홍합을 소금물에 넣어 해감하고 꽃게 2마리는 깨끗이 손질해 반으로 잘라 놓는다. 오징어 1마리와 흰살 생선, 새우도 손질해서 한 입 크기로 자른다. 배추, 무, 당근도 얇게 썰어놓고 버섯도 한 입 크기로 자른다.
멸치국물 2~3큰술에 국간장 1큰술, 소금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고추장 1작은술, 된장 1작은술, 다진 마늘 1큰술, 간 생강 1작은술을 잘 섞어 양념을 만든다.
널찍한 냄비에 준비한 채소를 돌려 담고 가장 바닥엔 조개와 홍합을 깔고 각종 해산물을 모양 있게 돌려 담는다. 여기에 멸치 육수 3~4컵과 양념장을 붓고 끓이다가 레몬주스 1큰술을 넣어 마무리한다. 해물전골은 보글보글 끓이면서 온 가족이 둘러앉아 먹는 것이 제 맛이다.
사진 제공 : 노효선 (www.koreanbapsang.com)
이은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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