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 대전의 포화속에서 부모들을 잃은채 겨우 살아남은 어린 남매는 숲 속에 숨어있다 독일군에 발각된다. 추위와 굶주림에 떨던 독일군인들은 동생인 어린 여자아이를 살인 후 식육하기에 이른다. 살아남은 오빠는 공포심으로 말을 잃은 채 소련군이 운영하는 고아원에 수용된다. 그는 바로 어린시절의 한니발 렉터이다.
한니발은 고아원을 탈출해 숙부가 살고 있는 파리로 향한다. 하지만 숙부는 이미 이 세상사람이 아니다. 다행히 숙부의 일본인 미망인인 무라사키가 한니발을 반겨준다. 한니발은 전쟁과 고아원에서 지친 심신을 회복하고 잃어버렸던 목소리도 다시 찾는다. 하지만 그녀의 사랑조차도 한니발이 전쟁중 겪었던 악몽을 완벽히 치유하지는 못한다.
1991년 처음 선을 보인 '양들의 침묵'의 4번째 시리즈 영화다. '양들의 침묵'이 악당 한니발이 가지고 있는 소름끼치도록 뛰어난 지능을 2번째 영화인 '한니발(2001년)'이 잔인함을 3번째 영화인 '레드 드래곤(2002)'이 범상치 않은 살인마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줬다면 이번에 개봉하는 '한니발 라이징'은 살인마 한니발이 어떻게해서 태어나게 됐는가를 보여준다. 연대기에 있어서는 4편중 가장 앞서는 영화이다.
이 영화의 연출은 '진주 목걸이를 한 소녀'를 통해 주목받은 피터 웨버 감독이 맡았다. 여기에 자타공인 할리우드에서 가장 잘 나가는 아시아 배우인 공리가 한니발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쏟는 일본인 미망인 무라사키로 출연해 많은 영화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젊은 한니발 렉터역을 맡은 배우는 가스파드 울리엘.
한니발 렉터는 영화팬들 사이에 가장 인상적인 악당으로 기억되고 있는 캐릭터이다. 그런만큼 젊은 시절의 한니발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인육을 먹는 '인텔리' 살인마가 되었는지 무척이나 그 모습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R등급. MGM. 9일(금)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