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구이와 맛있는 식사를 한뒤 후식으로 과일을 먹는다. 만약 그 과일이 복숭아라면 잘못된 궁합이다. 음식은 아무리 영양가가 많아도 서로 궁합이 맞지 않으면 '안 먹은 것만 못한' 일이 많다. 그 대표적인 보기가 장어와 복숭아이다. 장어는 비타민 A와 단백질 불포화 지방이 풍부해 현대인들도 즐기는 대표적 강장식품이다. 복숭아는 '백살을 살게 하는 선약'이라는 옛 이야기도 있고 구연산 과당 유기산등이 풍부한 건강 과일이다. 둘이 왜 궁합이 맞지 않을까?
복숭아.
우선 장어를 보자. 장어에는 지방이 21% 단백질이 16%나 들어있다. 장어 100g중에는 비타민 A가 일반 식품 중에서 가장 많다. 비타민 E 역시 함량이 뛰어나다.
성인이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 A의 양은 장어 100g이면 공급이 가능하다. 우유 5리터 계란은 10개에 해당되는 양이다. 비타민E는 체내에서 불포화 지방산의 산화를 억제하고 혈관에 활력을 줄 뿐 아니라 노화방지에도 효과가 크다. 여러 실험에 따르면 비타민 E는 혈관벽을 튼튼히 해서 동백경화나 뇌졸중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밖에도 비타민E는 혈액중에 산소를 공급하는 헤모글로빈과 산소의 결합을 도와주어 모든 혈관이나 근육을 활성화시킨다.
특히 장어의 지방은 화제가 되고 있는 오메가 3지방산이 많아 생리적 특성이 인정되고 있다. 장어의 단백질에는 필수아미노산이 골고루 들어 있어 그 영양가가 매우 높다. 필수아미노산은 모자랄 경우 세포합성이 제대로 되지 않으며 항체 형성도 지장을 받아 건강을 유지하기 어렵다.
한편 복숭아는 '백살을 살게 하는 선약'이라는 옛 이야기나 무릉도원에 얽힌 재미있는 전설까지 있다.
복숭아는 과피에 털이 있는 것과 털이 없고 매끄러운 유도의 두가지로 나누어진다. 천도 복숭아는 유도의 종류이다. 복숭아는 과육이 부드러워 장기간 저장이나 장거리 수송에 어려움이 많다. 복숭아에는 포도당과 과당 등 당분이 8~10% 가량 들어 있고 신맛을 내는 사과산과 구연산이 0.5% 정도 들어 있다.
비타민A의 모체인 카로틴은 백도보다 황도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천도 복숭아는 새콤한 맛을 내는 유기산이 1.5% 가량이나 들어 있어 맛이 떨어진다. 품종이 개량되기 이전의 옛날 복숭아는 대부분이 이것이었다. 과육에는 아미노산이 유리상태로 함유되어 있고 아스파라긴산이 많아 독특한 맛을 준다.
그러나 장어를 먹고 복숭아를 먹으면 설사가 나기 쉽다. 그 이유는 복숭아가 장어의 지방소화에 이상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21%나 되는 지방은 평소 담백하게 먹던 사람에게는 소화에 부담을 주게 되어 있다.
지방은 당질이나 단백질에 비해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고 소장에서 소화효소인 리파아제의 작용을 받아 소화된다. 복숭아에 함유된 유기산은 위에서 변하지 않으며 십이지장을 거쳐 소장에 도달한다. 십이지장과 소장은 위와는 달리 알칼리성이다.
그러므로 새콤한 유기산은 장에 자극을 주며 지방이 소화되기 위해 작게 유화 되는 것을 방해하므로 설사가 일어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