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로(松露) 버섯은 철갑상어 알 캐비어, 거위 간 푸아그라와 더불어 세계 3대 진미에 꼽힌다. 봄부터 8월 사이 참나무, 떡갈나무, 소나무 숲 축축한 땅 30cm 아래에서 자라는 송로 버섯의 학명이‘뚜베르 멜라노스뽀룸’으로 덩어리 버섯의 일종이다.
송로 버섯은 살아있는 나무의 뿌리와 공생하는 활물공생균으로, 소나무와 공생하는 송이 버섯과 달리 참나무, 헤이즐넛, 올리브 등 활엽수의 뿌리와 공생하는 균근성 버섯이다.
영어로는 트러플(Truffle), 프랑스어로는 트뤼프(Truffe), 이탈리아어로는 따르뚜피(Tartufi)로 불리는 송로버섯은 독특한 맛과 향기로 유명하다. 프랑스 페리고르와 프로방스 지역에서 검은색 송로를 채취하는데 뜨거운 물에 삶아도 향을 그대로 간직한다.
이탈리아 삐에몬떼와 움브리아 지역에서 생산되는 백색 송로는 자연 그대로 갈아서 갖은 요리에 얹어 먹는데 철분, 단백질, 당질, 칼륨이 골고루 담겨있다. 검은색 송로보다 백색 송로가 맛과 향이 뛰어나고 희소성이 커서 훨씬 비싼 값에 팔린다.
전문 미식가들에 의해 ‘신들의 향’이라 불리는 송로에는, 100여가지의 복합적인 향이 깃들어 있다고 한다. 특유의 암모니아 향에, 이끼 덤불 향기, 꿀, 젖은 땅, 건초, 마늘 향까지 버무려져 있어 극소량의 몇 조각만으로도 음식 맛을 좌우 할뿐만 아니라 주변 5m 까지 잔잔한 향이 퍼진다.
심마니가 산삼을 채취 할 때처럼, 주먹만한 백색 송로를 채취하려면 신의 가호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과거에는 잘 훈련된 암퇘지가 주둥이와 앞발로 땅 속을 헤집어 송로를 찾았다.
수퇘지의 페르몬 향취와 비슷한 이유로 발견 즉시 게걸스럽게 먹어 버리는 통에, 사람의 후각보다 100만배 이상 뛰어난 사냥개를 훈련시켜 채취하게 되었다. 개의 후각이 밤에 더욱 예민할 뿐만 아니라, 채취한 흔적을 남에게 비밀로 하고 싶어 송로를 밤에 채취한다. 트러플 채집상이면서 판매상인 크리스티아누 사비나는 이탈리아 피사 지역 떡갈나무 숲에서 최상급 백색 송로 1.5kg을 채취했다. 그의 애견 로꼬가 땅속 80 cm 깊이에서 발견한 백색 송로가 경매에서 33만달러에 팔렸다.
엄청난 가격과 복합적인 아로마로 유명한 송로의 맛은 어떨까. 비싼 몸값에 비해 겉모습은 너무 평범하고, 흉측스럽기까지 하다. 울퉁불퉁한게 검은 솔방울과 감자같은 외모를 가졌다. 톡쏘는 암모니아 향 내음을 맡으며 입에 넣은 송로는 설컹설컹 하다. 꼭 물에 젖은 잣을 씹는 맛이 나면서 희미한 단맛이 서린다. 프랑스에선 오믈렛 위에 강판으로 얇게 켠 송로를 얹어 먹고, 이탈리아에선 올리브 오일에 버무린 파스타 위에, 쌀요리 리조토에 가늘게 썰어서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