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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 히터] '도박과 죽음의 3월의 광란'

Los Angeles

2007.03.28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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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주말 파이널4 경기가 열리는 '3월의 광란'이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그러나 스포츠 베팅에 중독된 대학생들이 극단의 상황으로 내몰리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28일 USA 투데이는 날로 심각해지는 학생들의 스포츠 도박 중독과 그 폐단을 보도했다.

샌디 스눅(41)은 스포츠 도박 때문에 직간접적으로 두 아들을 잃었다. 지난 2003년 아들 더스틴이 도박빚에 쪼들리고 있던 위스컨신대 1학년생 마크 우의 총에 맞아 숨진 것이다. 본래 마크는 자신에게 도박을 가르쳐준 맥기건이라는 청년을 노렸는데 맥기건의 룸메이트로 현장에 같이 있던 더스틴과 다른 한 명까지 모두 쏘아 죽였다.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재판을 기다리던 마크는 감옥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더스틴의 죽음에 괴로워하던 동생 데이빗은 2년 뒤 침실 옷방에서 목을 매 숨진채로 발견됐다. 두 아들을 잃은 샌디는 "도박은 하지도 말고 생각하지도 말고 도박하는 사람 근처에는 가지도 말라"며 학생들의 도박 중독을 경계했다.

대학 농구는 미국 스포츠 중 수퍼 보울 NFL 플레이오프 대학 풋볼에 이어 네 번째로 큰 '도박 이벤트'다. 올해 대학 농구에 걸린 불법 도박 자금의 규모는 60억 달러 파이널4에만 22억5000만 달러가 걸린 것으로 보인다.

대학생들이 쉽게 도박에 빠져드는 이유는 학생들이 '대학 스포츠에 관한 한 내가 전문가'라는 착각을 하기 때문이다. 부모에게 등록금과 생활비로 목돈을 받는 것도 한 요인이다. 일단 돈을 잃으면 부모 모르게 만회해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해져 다시 도박에 손을 대는 악순환에 빠진다. 감당할 수 없는 큰 빚을 떠안은 어린 학생들은 강도 살인 등 범죄를 저지르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박희숙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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