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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의 자본주의 세계가 현실로

San Francisco

2007.04.0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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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라이프’ 이용자 폭발적 증가

가상의 세계가 현실로 다가온다.

3D 게임과 같은 가상 공간의 생활을 담은 ‘세컨드라이프(secondlife.com)’가 최고 미디어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광고연맹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세컨드라이프’가 동영상 UCC(이용자 제작 콘텐츠) 사이트 유튜브나 소셜 네트웍의 최고봉 마이페이스를 제치고 최고의 미디어 사이트로 꼽혔다.

‘세컨드라이프’는 샌프란시스코의 린든랩사가 지난 2003년 처음으로 선을 보인 이후 불과 4년 만에 엄청난 규모로 성장했다.

2007년 4월 현재 ‘세컨드라이프’의 거주 인원은 530만 명을 넘는다.

최근 2개월 내에 ‘세컨드라이프’를 방문한 사람도 162만 명에 달하며 가상 공간에서 하루 동안 소비하는 규모도 172만 달러에 이르고 있다.

◆또 하나의 삶이 펼쳐진다
가상 공간이 실제 생활과 접목된다는 의미이며 또 하나의 삶을 살 수 있는 가상 공간으로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

특히 ‘세컨드라이프’가 인기를 끌 수 있는 비결은 네티즌 마음 여하에 따라 자유롭게 생활한다는 것이다.

가상의 공간에서 자신이 소요하고 있는 땅을 팔 수도 있고 자신이 소유한 공간에서 인테리어도 가능한데 이를 네티즌이 직접 꾸밀 수 있도록 3차원 그래픽 제작도구를 제공한다.

‘세컨드라이프’에 조인한 가상 주민들은 자신을 상징하는 아바타를 마음대로 꾸밀 수 있으며 화장을 하고, 옷도 구입할 수 있다.

아바타를 통해 가상공간의 어디든지 방문할 수 있는데 가상공간에서는 ‘린든 달러’ 라는 화폐까지 유통되고 있다.
‘세컨드라이프’ 화폐인 ‘린든 달러’는 1달러에 270 ‘린든 달러’를 구입할 수 있다.

‘세컨드라이프’는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사이트도 마련되어 있으며 코리아타운도 세워져 있다.

◆ ‘세컨드라이프’ 매니아의 생활
산타클라라에 거주하고 있는 32세의 미혼인 정순진씨는 ‘세컨드라이프’에 푹 빠져있다.

원베드룸 아파트에 렌트해 살고 있는 그는 가상 공간 속에서는 땅과 대저택을 소유하고 있는 부자이다.

그의 가상공간 속에서의 생활은 자신의 아바타를 아용해 먼저 가상 우편함을 열어 이메일과 각종 뉴스․소식을 접한다.

집을 나서면 가상세계의 쇼핑센터에 들러 마음에 드는 옷을 사서 사이버 머니로 결제하고 산 옷들은 자신의 가상 집의 사물함으로 배달된다.
쇼핑이 끝나면 다른 아바타들과 대화를 나누고 기분이 울적하면 나이트클럽에 가 마음에 맞는 아바타들과 가상세계의 나이트클럽에서 한바탕 춤을 춘다.

◆ 가상의 세계에 기업들도 동참
현재 ‘세컨드라이프’에서 활동하는 기업만 1만2000개가 넘는다.
또 순이익 상위 10대 기업은 연간 2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다.
지난 2003년 출범 당시만 해도 그저 그렇고 그런 사이버 공간 정도로 치부됐던 ‘세컨드라이프’가 불과 3년 만에 현실 세계를 위협하는 또 다른 자본주의 사회 공간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제 IT기업들도 ‘세컨드 라이프’ 각종 매장을 설립했다.

IBM이 3D 가상공간인 매장을 열었고 대표적인 반도체 업체 중 하나인 AMD가 ‘세컨드라이프’에 가상 전시홀과 관람석을 만들었다.
AMD는 ‘세컨드라이프’에 개설할 전시홀에 모임, 훈련, 비공식 네트워크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면서 회사와 제품 알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세계 컴퓨터 시장의 강자인 델 역시 ‘세컨드라이프’에 매장을 갖고 있다.

◆ 불법 행위 발생될 수 잇는 위험성 내포
‘세컨드라이프’의 회원 가입은 무료지만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다면 가상의 토지를 사야 하며 각종 물건 구입이나 돈을 지불할 때면 사이버 머니인 ‘린든 달러’를 지불해야 된다.

‘세컨드라이프’사용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이를 운영하는 린든랩은 현실적인 공간을 만들기 위해 음성 소프트웨어 실험도 마쳤다.
사용자들은 PC에 설치돼 있는 스피커와 마이크를 통해 ‘세컨드 라이프’ 내에 있는 또 다른 캐릭터들과 '육성'으로 대화를 할 수 있게 된 것.
이처럼 일상과 흡사한 생활이 이어지면서 부동산 투기 같은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다.
가상 도박 활동도 문제도 된다.

미국 정부의 도박단속이 강화되면서 ‘세컨드라이프’에 카지노가 들어서기 시작했는데 오프라인 공간에서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이 힘들게 되자 이들이 ‘세컨드라이프’로 몰려들고 있다.

‘세컨드라이프’에서는 포커, 슬롯머신, 블랙잭 같은 것들을 즐길 수 있는 카지노가 수 백 개에 이른다.

린든랩은 현재 ‘세컨드라이프’ 내에서 불법적인 활동은 하지 못하도록 규정해 놓고 있다.


홍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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