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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 투구 '스위치 투수' 화제, 크레이튼대 벤데티…ML 주목

Los Angeles

2007.04.09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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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으로 방망이를 휘두르는 ‘스위치 히터’는 야구계에 수두룩하다. 하지만 양손으로 던지는 ‘스위치 투수’를 본 적이 있는가.

대학야구에서 ‘스위치 투수’가 나와 화제다. 크레이튼대의 3학년 구원투수 팻 벤데티(21)가 그 주인공.

뉴욕 타임스는 지난 6일 벤데티를 두고 ‘최후의 중간계투 스페셜리스트’라 칭하며 동영상을 통해 그의 특이한 투구 장면을 소개했다. 벤데티는 좌타자를 상대로는 왼손 사이드로 공을 뿌린 뒤 우타자를 상대로는 오른손 정통파 투수로 변신하는 희귀한 피처다. 글러브도 특수 제작돼 양손으로 번갈아 낄 수 있게 만들어졌다.

그의 양손 투구는 단순히 ‘쇼’가 아니다. 지난달 노던 아이오와의 홈 경기에서 5.3이닝 동안 글러브를 10차례나 바꿔끼며 1안타만 허용하는 등 올시즌 18경기에 나가 방어율 3.29의 쾌투를 펼쳤다.

그는 양손으로 던지기에 덜 지친다는 장점까지 내세운다. 지난 1일 더블헤더에서는 두 경기 다 출전해 무실점으로 막았다.

스위치 히터를 상대로는 어떻게 투구할까. 이런 진풍경이 연출됐다. 지난해 네브래스카전에서 스위치 히터가 우타석에 들어서자 벤데티는 글러브를 왼손에 꼈다. 그러자 타자가 우타석으로 옮겼고 벤데티 역시 다시 글러브를 오른쪽으로 바꿔끼며 맞받아쳤다. 그런 장면이 10분 이상 연출되자 구심이 안되겠다 싶어 벤데티에게 먼저 좌완으로 던질 건지, 우완으로 던질 건지를 정하라고 지시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벤데티는 원래 오른손잡이라고 한다. 하지만 3세 때부터 양손으로 잘 던지자 그의 아버지가 계속 그렇게 던지라고 설득했다. 그의 위력적인 양손 피칭에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눈여겨 보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스위치 투수는 없었고 투구는 딱 한번 있었다. 몬트리올 엑스포스그렉 해리스가 1995년 은퇴를 앞두고 팬서비스 차원으로 1이닝 양 손 투구를 했다.

필라델피아의 스카우트 제리 라퍼티 스카우트는 “한 명으로 두 명의 효과를 내는 선수”라며 벤데티가 최초의 스위치투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벤데티는 “1년 더 크레이튼에서 뛸 생각”이라며 “강속구를 90마일대 중반으로 끌어올린 뒤 메이저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원용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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