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인법(擬人法)은 사람이 아닌 것을 사람처럼 표현하는 수사법이다. 넓은 의미에서는 활유법의 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이 아닌 것을 사람처럼 표현하는 심리는 무얼까? 아마도 나 이외의 세상을 나처럼 여기는 '동일시'가 주요한 동기가 아닐까 싶다. 나와 내가 아닌 것의 구별이 없는 세상이라고나 할까?
우리는 종종 자연에도 말을 건넨다. 꽃에게 말을 건네는 경우도 많다. '참 예쁘구나, 오늘은 더 맑아 보이네' 등의 말을 건네기도 하고 사람에게도 못 이야기할 내 속사정을 털어놓기도 한다. 동물에게는 더 많은 이야기를 한다. 어쩌면 내 말을 못 알아들을 거라는 안도감에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를 하다가 보면 정말 내 이야기를 알아듣는 듯해서 기분이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 의인법은 단순한 수사법이라기보다는 나와 세상을 이어주는 끈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면 반대로 사람을 사람이 아닌 것으로 표현하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할까? 우리는 사람을 동물로 표현하기도 하고, 식물로 표현하기도 하고, 무생물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에 해당하는 수사법의 용어는 사용하지 않는 듯하다. 그냥 비유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비유인 것은 맞지만 활유법이나 의인법처럼 어떤 특징에 대해서 고민하고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수사법 연구에 치밀함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사람을 사람이 아닌 것으로 비유할 때는 비하의 마음이 느껴질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사람이 아니다'라는 말이 칭찬보다는 비하의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사람을 다른 대상으로 표현하는 것 자체가 좋은 일이 아닐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어쨌든 사람을 표현할 때 주변의 대상을 빗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제일 많이 사람에 대해 비유하는 것은 식물에 대한 것이 아닐까 한다. 사람을 거목(巨木)이라고 하고, 포도나무라고 한다. 뿌리를 내렸다는 표현도 쓰고, 드디어 열매를 맺었다든지 결실을 맺었다든지 하는 관용표현을 쓰기도 한다. 가지 많은 나무는 자식이 많은 부모를 비유하는 속담이다. 이렇듯 사람을 식물처럼 표현하는 일은 무수히 많다. 때로는 사람을 물질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돌이나 바위, 산이나 강으로 사람을 표현하기도 한다. 그 자리에서 돌이 되었다고도 말한다. 사람이 돌이 될 리는 만무하지만 꿈쩍도 안 하는 모습을 돌에 비유한 것이다. 산이나 바다 같은 사람은 어떤 느낌인가? 반대로 먼지나 티끌 같은 사람은 어떤 느낌인가? 바람 같다고 표현하기도 하고 물 같다고도 말하기도 한다. 사람은 늘 비유 속에서 이런저런 주변의 사물이 되고 만다.
사람을 동물이나 식물, 또는 자연으로 표현할 때는 깊은 관심이 숨어있는 경우도 많다. 각각의 특징을 찾아내어 비유하려고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동물을 보자. '호랑이, 여우, 토끼, 사자, 원숭이, 사슴, 뱀, 쥐, 소, 말, 개, 고양이, 닭' 등을 비유의 대상으로 삼았다면 각 동물의 특성을 관찰한 결과이다. 사람을 '소나무, 대나무, 매화, 난초, 장미, 백합, 진달래, 코스모스' 등으로 비유하였다면 식물의 특성을 잘 들여다본 결과이다. 아직 없는 비유의 대상이 있다면 그 특성을 자세히 들여다보라. 흥미로운 비유가 탄생할 수도 있다.
사람을 사람이 아닌 것으로 표현하는 심리는 내가 자연 속에서 출발하였음을 깨닫는 마음이기도 하다. 사람을 자연 대상으로 표현할 때 내 마음을 생각해 보라. 나는 왜 식물처럼 살고, 동물처럼 살고, 비가 되기도 하고, 구름이 되기도 하고, 바람이 되기도 할까? 비유는 이렇듯 우리에게 많은 궁금증을 남긴다. 문득 나는 무엇에 비유될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