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 석유재벌 최고부자 가족에겐 구두쇠ㆍ5번 이혼 예술품 사랑에 전재산 넘겨 사진ㆍ비디오 등으로 보여줘
게티센터 창립자인 J. 폴 게티(J. Paul Getty:1892~1976)를 조명하는 인스털레이션이 게티뮤지엄에 선보인다.
지난달 27일 오픈한 이 인스털레이션은 석유재벌 폴 게티가 세계 최고 부자의 자리에 앉기까지 어떻게 부를 쌓아 올렸으며 이 거대한 재산으로 어떻게 미술품을 모아 세계 최고 수준의 미술관을 탄생시켰는지 등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성 작품.
인스털레이션은 J. 폴 게티에 관한 각종 사진과 비디오, 구술로 전해지는 게티 가문의 역사와 생애, 각종 자료로 꾸며진다.
이 전시 자료들은 게티 리서치 연구소가 게티 사후 전세계의 관련 기관을 통해 세밀하게 수집해온 자료들로 게티 측으로 보자면 가문의 역사 기록이기도 하다.
전시회를 마련한 게티뮤지엄의 티모시 파츠 관장은 "게티는 매년 20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는 세계적 뮤지엄"임을 강조하며 "모든 관람객이 이 엄청난 규모의 뮤지엄을 무료로 개방한 설립자 게티의 생애를 궁금해 한다"고 인스털레이션 전시 이유를 설명한다.
미니애폴리스에서 석유비즈니스를 하던 조지 게티의 아들로 태어난 J. 폴 게티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석유 사업에 뛰어들어 일찌감치 돈을 벌었다. 24세에 이미 백만장자가 된 그는 이어 항공산업, 호텔업, 모빌홈 건축업 등에 손을 댔으며 뛰어난 사업 감각으로 손을 대는 비즈니스 마다 성공, 1957년 포춘지로부터 세계 최고의 부자로 지명됐다.
그가 미술품 수집을 시작한 것은 1950년대. 특별히 고대 그리스 로마 미술품에 관심을 가졌던 그는 컬렉션이 크게 늘자 말리부 랜치 자택에 수집품을 전시하기 시작했으며 아예 랜치를 미술관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사생활은 비즈니스처럼 성공하지 못해 5번의 결혼을 통해 5명의 아들을 얻었으나 대부분이 이른 나이에 사망하는 비운을 겪었다. 결혼 생활 역시 원만하지 못해 5번의 결혼을 모두 이혼으로 막을 내렸다.
엄청난 부에 비해 지나치게 인색한 것으로 이름났던 그는 자신의 랜치에 공중 전화를 놓고 손님에게도 이를 사용하도록 했을 정도였다. 로마에서 손자가 유괴되었을 때 유괴범이 돈을 요구하자 '이를 들어주면 다른 손자들도 위험하다'는 구실로 돈 주기를 거부했다. 결국 유괴범이 손자의 귀를 잘라 보내자 이에 충격을 받은 아들이 폴 게티에개 돈을 보내줄 것을 간청했으며 게티는 마지못해 돈을 빌려줬다. 단 이자를 받는 조건이었다. 이후 풀려난 손자는 평생을 정신병에 시달리다 일찍 사망했으며 곁에서 이를 지켜본 아들 역시 마약에 중독돼 불운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예술품에 대한 폴 게티의 사랑과 집착은 대단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전 재산을 게티센터 설립에 전용할 것을 유언했으며 이 유언으로 현재 게티뮤지엄은 모든 관람객에게 무료로 최고 수준의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됐다.
이번 인스털레이션을 통해 J 폴 게티의 이런 미스테리컬한 삶과 철학을 있는 그대로 살펴볼 수 있다.
게티센터의 개관시간은 화~금요일ㆍ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0분.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월요일은 폐관한다.
입장료는 없으며 파킹료는 15달러. 오후 3시 이후에는 10달러.
▶주소: 1200 Getty Center Dr. LA ▶문의: www.getty.edu/(310)440-7300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