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피닉스에서 열린 레이커스-선스 플레이오프 1차전 도중 코비 브라이언트는 드리블을 하다 브라이언 쿡에게 패스를 했다. 절호의 노마크 찬스였다. 하지만 쿡의 슛은 불발됐고 코비는 '어떻게 그것도 못 넣냐'는 듯 얼굴을 찡그렸다.
이날 경기를 상징할만한 장면이었다. 코비는 39득점을 올렸지만 어시스트가 단 1개에 불과했다. 동료들에 대한 신뢰가 거의 바닥 수준으로 떨어졌음을 에누리없이 보여준다.
하지만 이는 동료들 탓이 더 크다. 시즌 막판 코비는 동료들에게 아낌없이 패스했지만 레이커스는 7연패를 당해 플레이오프 진출 무산 위기까지 몰렸다. 결국 그는 다시 '원맨쇼'를 펼치며 5연승 상승세를 이끌어내 침몰하던 레이커스호를 구해냈다. 이후 '차라리 나 혼자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안할 수 없었을 것이다.
팀웍을 누구보다 중시하는 필 잭슨 감독도 믿을만한 선수가 코비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나머지 멤버들에게 "코비가 슛 30개 이내로만 쏘도록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코비는 이날 슛 33개를 쐈다.
특히 코비는 4쿼터 들어 떨어지는 체력 상대의 2중 3중 수비에 힘든 슛을 너무 많이 시도했다. 이제 코비와 잭슨 감독도 미덥지 않은 멤버들을 믿어야만 하는 처지에 놓였다.
센터 콰미 브라운은 "선스를 이기려면 포스트 공격이 절실하다"며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부르짖었다. 1차전에서 코비는 포인트가드 노릇까지 하며 공수에서 힘든 하루를 보냈다. 이 문제를 볼 컨트롤이 좋은 라마 오덤이 어느정도 풀어준다면 선스를 꺾을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덤은 1차전서 17득점 16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레이커스가 2차전에서 똑같은 작전으로 밀어부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과연 잭슨 감독이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