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불스의 주득점원인 루올 뎅은 마이애미 히트와의 2007년 NBA 플레이오프 1라운드 1차전에서 33득점, 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소속팀 승리에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불스팬이 ‘히트를 눌러라’라는 응원 문구를 들고 응원을 하고 있다.
뎅은 정규 시즌에도 경기당 평균 18.8득점, 7.1리바운드로 불스의 성공에 영양가 만점의 선수가 된 바 있다. 지난 2004년 NBA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7번으로 지명된 후 꾸준히 좋은 활약을 했지만 그다지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뎅에 대해 알아본다.
■ 다 문화권 선수와 정치적 망명
뎅은 다 문화권 선수다. 아프리카 수단, 영국 그리고 미국 문화에 익숙한 인물이다.
뎅이 5세였을 때 그의 부친은 아프리카 수단의 장관으로 재직한 바 있다. 당시 수단에서는 내전이 일어났고 뎅 가족은 영국으로 정치적인 망명을 했다. 뎅 가족은 약 10년 동안 영국에서 살다가 14세 때 미국에 이민을 왔다.
어렸을 때부터 농구를 좋아했던 뎅은 고교시절 모든 대학이 영입을 원하는 선수였다. 그는 듀크대를 선택했는데 이곳에서 1학년 때부터 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 대학 시절 어떤 이들은 그를 대학 농구의 르브론 제임스라고 극찬을 하기도 했다. 뎅은 고교시절 5개 포지션 모두를 소화해낸 올-어라운드 플레이어였다.
■ 마뉴트 볼
오래된 NBA 팬이라면 마뉴트 볼(Bol)을 기억할 것이다. 수단 출신의 볼은 7피트6인치(231cm)의 장신으로 80년대에 상당히 인기 있었던 선수였다. 바로 볼이 루올 뎅과 그의 형에게 농구를 가르쳤다. 볼은 이후에도 루올의 멘토 역할을 했다. 루올이 NBA에서 스타가 되기까지는 볼의 역할이 컸다고 할 수 있다. 루올은 “볼이 없었다면 나는 NBA 선수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모든 것이 그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 듀크대 1학년 마치고 프로행
대학에서 스타로 각광을 받던 루올은 1학년을 마치고 2004년 NBA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그를 지명한 팀은 피닉스 선스였다. 그러나 뎅은 지명이 된 직후 불스로 트레이드됐다. 신인 시즌에 손목 부상을 당했던 그는 61경기에 출전, 11.7득점을 기록하며 불스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후 불스는 플레이오프에 꾸준히 진출하는 팀으로 이미지를 굳혔다.
2006년 플레이오프에도 나간 불스는 2006-07시즌에는 시즌 내내 동부 컨퍼런스에서 상위권에 올랐을 정도로 과거의 영광을 재현시키기 위한 기초를 닦았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시즌 막판 뒤집기로 동부 2번 시드에서 5번 시드로 밀려났지만 불스는 동부 컨퍼런스 결승에 진출할 후보로 지목됐다. 불스의 성장은 뎅의 성장과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뎅은 불스의 ‘더블-더블 제조기’로 이 팀에 그가 없는 것은 ‘앙꼬 없는 찐빵’과 같다.
■ 수비력 최고 수준
뎅은 키가 작은 편이다. 6피트9인치로 상대팀 파워 포워드를 막기에는 키가 작다. 특히 케빈 가넷과 같이 키 크고 운동신경이 뛰어난 상대를 만날 때 키가 문제가 될 수 있다. 뎅은 그러나 효과적으로 상대팀 파워 포워드를 막는다. 팔이 길고 기초가 잘 닦여져 있기 때문이다. 뎅은 수비 시 파울을 거의 하지 않는 선수로 유명하다. 그의 파울 수는 경기당 2개에 불과하다.
■ 22세에 불과한 젊은 선수
뎅은 올 시즌 18.8득점을 기록했다. 야투 성공률도 51.7%로 상당히 높다. 불스의 스캇 스카일스 감독은 “이 나이에 경기당 평균 18점 이상을 기록하고 야투 성공률이 50%가 넘고 37분 이상을 뛰는 선수는 극히 드물다”고 평가했다. 뎅은 바로 지난주 22세가 됐다. 뎅은 22세라는 나이에 비해 성숙한 편이다. 불스의 가드이자 듀크대 시절 동료였던 크리스 듀한은 뎅에 대해 “어린 시절 많은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뎅은 다른 20대 초반의 선수들보다 성숙하고 꾸준하다”고 칭찬했다.
스카일스 감독은 “그가 25세가 되면 프로 6,7년차가 된다. 그때 가면 더 잘할 것이다. 그는 현재 농구 인생에서 전성기에 있지 않다. 그런데도 우리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라고 덧붙였다.
[루올 뎅 프로필] ▷포지션: 스몰 포워드
▷키: 6피트9인치(2m6cm)
▷몸무게: 220파운드(100 kg)
▷소속팀: 시카고 불스
▷국적: 잉글랜드
▷생년월일: 1985년 4월16일
▷출생지: 수단 와우
▷출신교: 듀크
젊은 선수들로 대대적 물갈이 원동력
시카고 불스는 90년대에 6차례나 NBA 챔피언 자리에 오른 팀이다. 당시 필 잭슨 감독, 마이클 조던, 스카티 피펜 삼총사는 불스 왕조를 건설하며 호령했다. 불스 왕조 탄생 이후 NBA는 세계화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두 제리’가 불스 구단을 어렵게 만들었다. 제리 라인스도프 구단주와 제리 크라우스 단장은 잭슨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았고 이에 조던이 은퇴하면서 왕조는 무너졌다. 크라우스 단장은 팀의 핵심 선수를 모두 트레이드하고 재건에 나섰는데 당시 영입한 감독이 현 USC 감독인 팀 플로이드다. 플로이드는 그러나 형편없는 성적을 낼 수밖에 없었다. 13승37패로 1998-99시즌을 보냈던 플로이드는 다음 시즌에 17승65패, 바로 다음 시즌에 15승67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냈다. 2001-02시즌에 그는 4승21패로 시즌을 시작했는데 당시 선수 및 경영진과의 불화로 플로이드는 시즌 중 해고됐다.
모든 잘못을 플로이드에게 떠넘기는 분위기였는데 사실 불스 왕조가 무너진 이유는 ‘두 제리’의 잘못된 판단 때문이었다. 2003년 크라우스 단장이 은퇴한 후 불스는 본격적인 재건이 들어갔다. 불스 왕조 시절 가드였던 잔 팩슨을 단장으로 영입한 불스는 2004년부터 일어서기 시작했다. 드래프트 지명과 트레이드를 통해 루올 뎅, 크리스 듀한, 벤 고든, 커크 하인릭, 안드레스 노시오니 등 젊고 유능한 선수들을 영입해 불스는 재건을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