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마당] 올바른 '베갯머리' 송사
베갯머리 송사라는 말이 있다. 이는 부부가 잠자리에서, 아내가 남편에게 바라는 바를 속삭이며 청을 한다는 뜻이다. 세계의 역사를 살펴보면 베갯머리 송사 때문에 망신을 당하거나 역사가 뒤바뀐 경우가 종종 있었다.베갯머리 송사는 오랫동안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어 왔지만 가정생활에 유익한 면도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부부간의 애정이 오래도록 지속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관심을 가지고 감정상태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에 주의해야 한다. 그렇지만 현대사회는 생활의 리듬이 너무나 빨라져서 부부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이럴 때 잠자리에 들기 전 베개를 나란히 한 채 서로 생각과 느낌을 나지막한 소리로 주고 받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다.
베갯머리에서 가장 효과를 낼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남편이 일을 하다가 잘 안돼서 불만이 가득한데 하소연을 할 수도 없는 경우, 아내가 베갯머리에서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해주면 한결 마음이 편해진다. 아내와 시어머니 사이에 오해가 있으면 남편이 베갯머리에서 몇 마디 말로 공정한 평가를 해줌으로써 고부 갈등도 눈 녹듯이 사라지게 된다.
예부터 베갯머리 송사가 부정적이었던 것은 아내가 남편의 일에 나서서 잘못된 결과가 많았기 때문이다. 베갯머리는 부부 사이의 둘도 없는 보금자리이다. 베갯머리에서 아내에게 설교만하는 남편, 남편을 설득해서 자기의 뜻을 관철하려고만 하는 아내는 없어야 한다. 건설적이고 올바른 방향의 부부간의 베갯머리 송사가 이루어져야만 가정이 화목하고 세상이 편안해진다.
김명열·시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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