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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김외출씨 '젊은 할머니의 화려한 문학 외출'

Los Angeles

2007.05.1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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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와 영어공부는 취미죠…
김외출(67.사진)씨는 글쓰기와 영어공부가 취미란다. 글을 쓰게 된 이력이 재미있다.

남편 박종희씨가 스키에 빠져 용평에 방 잡아놓고 집에는 코빼기도 안 비칠 때 너무 외로웠다. 애들 다 키워 장가보내고 할 일도 별로 없는데 안구 건조증이 심해져 책도 못보고 혼자서 긴긴 하루를 보내고 있노라면 남편이 미워졌다. 처음엔 함께 있어보려고 따라가기도 했으나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그가 할 일이라고는 짐을 지키며 멀뚱히 앉아있는 것 뿐이었다.

못살겠다고 악을 썼다. 하지만 한번 빠지면 끝을 볼 때까지 열정을 쏟아붓는 남편을 말릴 수는 없었다. 그래서 마음을 돌렸다. 긴긴 겨울밤 홀로 앉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 김씨는 어린 시절 문학소녀였다.

2002년 62세에 수필전문잡지 '수필가 비평'을 통해 등단을 했다. 이름 처럼 문학의 세계로 화려한 '외출'을 한 것이다. 배움에의 열정으로 똘똘 뭉친 남편은 그에게 좋은 글감이 되기도 했다.

어떤 부부는 '스포츠 과부'가 원인이 돼 이혼을 하기도 하는데 어떤 부부는 그 때문에 작가가 되기도 하니 모든 것은 다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신문 잡지 등에 한 두편 보내기 시작한 글은 그에게 수필가란 명함을 안겨줬다.

지난해에는 과천시청 사보에 고정칼럼을 썼고 에세이 21 과천문협지 등 5군데에 글이 실렸다. 1년 가까이 써온 고정칼럼은 미국에 오느라 잠시 중단했다.

"참새가 방앗간을 어찌 그냥 지나가랴." 미국에 잠시 체류하는 중에도 LA중앙일보에 수필을 보내 실리기도 했다.

그리고 영어로 쓴 글은 사이프리스 칼리지 커뮤니티 교육센터가 ESL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필 경시대회에서 학교 대표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눈병이 심해져 병원에 갈 때마다 수백달러라는 거금을 내야하는 의료제도만 빼면 미국생활은 만족스럽다고 한다. 더구나 영어공부를 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 미국에 살면서 즐길 수있는 여가 혜택 등 이곳 생활은 그에게 풍부한 쓸거리도 제공해준다.

"글을 통해서 알릴 수 있으면 알려야지요. 돈 들이지 않고 영어를 배울 수 있는데 그런 제도를 잘 몰라 비싸게 배우는 사람들이 많으니. 그리고 한국에도 평생교육원이 많은데 운영방법에서 참고할 점들이 있는 것 같고요."

김씨는 봄학기를 마치면 한국으로 돌아간다. 가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손자들 앉혀 놓고 영어를 가르치는 일이다.

신복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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