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무사 이곽(정우성)은 우연한 계기로 죽은 자들의 세상인 중천에 빠져들게 된다. 중천은 환생을 앞둔 영혼들이 49일간 머무는 장소. 이곽은 이곳에서 과거 자신을 대신해 죽은 연인 연화를 만난다. 하지만 그녀는 이곽을 기억하지 못한다. 이미 생전의 모든 기억을 지운채 중천을 지키는 천인 소화(김태희)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곽이 중천으로 들어가게 된 것은 원귀들이 반란을 일으켜 결계가 깨져버렸기 때문이다. 중천은 원귀들로 인해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중천을 구할 수 있는 영체 목걸이를 지닌 소화는 모든 원귀들의 표적이 되어있다. 원귀들로부터 위험에 빠진 소화를 구해낸 이곽은 이 과정에서 원귀들이 이승에서 생사를 함께했던 퇴마무사 동료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곽은 사랑하는 소화를 지키기위해서 죽은자들의 세상마저 뒤흔드는 강력한 힘을 가진 옛 동료들과 대결을 펼쳐야 하는 처지에 빠져든다.
조동오 감독이 연출을 맡은 '중천'은 한국영화로서는 기록적인 13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무협 액션 판타지 로맨스 영화이다. 정우성과 김태희를 주연으로 중국에서 올로케이션 촬영됐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볼거리는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이다. 컴퓨터 그래픽이 만들어낸 비주얼은 할리우드의 블록 버스터 영화에 못지 않다.
하지만 스토리와 이를 풀어가는 배우들의 연기는 평균이하이다. 무엇보다 스토리가 엉성하기 그지없다. 주인공 이곽이 어떻게 중천으로 왔는지 이곽의 연인 이화가 왜 죽음을 맞게 되고 중천에서 천인으로 거듭나게 되는지 퇴마사의 대장이었던 반추(허준호)가 왜 원귀들의 수괴로 중천에서 반란을 꾀하게 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불충분하다. 여기에 사랑을 남발하는 대사는 유치하기 그지없다. 이는 화려한 그래픽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지루할 수 밖에 없는 주된 이유가 된다. 정우성과 허준호는 전작들을 감안했을때 '내공'을 갖춘 배우들이지만 이 영화에서의 연기는 너무 판에 박혀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김태희는 가능성 있는 배우일지는 모르지만 이 영화에서는 눈물 흘리는 연기조차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