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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의 자동차 이야기] '노란색 황소' 람보르기니 무시엘라고 수퍼카의 기술·품질·상업성까지 갖춰

Los Angeles

2016.12.0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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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카는 모름지기 이래야만 한다. 섣불리 흉내 낼 수 없는 스타일링과 따라할 수 없는 독보적 기술력, 주위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지녀야 한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이 세 가지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리고 수퍼카라는 명성을 합리적으로 뒷받침할 명분과 전통도 갖춰야 한다.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Lamborghini Murcielago)는 비록 최신형은 아닐지라도 수퍼카의 중요한 획을 그은 의미가 있다.

무르시엘라고는 사륜구동, 미드십 스포츠카이다. 지붕과 땅 사이의 높이가 채 4피트도 되질 않는 원체 낮은 쿠페의 차체가 특징이다. 독특한 시저도어로 수퍼카의 이미지를 살렸다. V12 엔진이 탑재되어 있고 총 배기량은 6.2리터이다. 뒤쪽의 차동장치는 엔진과 통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점성액의 연결구조(커플러)로 만들어진 사륜구동의 축이 중심에 있다. 독립된 더블-위시본 서스펜션이 탄소섬유와 강철로 만들어진 차체를 지탱하고 있다. 자동차의 어깨 쪽에 전자식으로 작동하는 후방 스포일러와 공기 통풍구가 있다. 평상시에는 통풍구가 안쪽으로 들어가 있으며, 스포일러 역시 접혀져 있다. 일정한 속도에 도달한 채 높은 속도로 올라가면 통풍구가 양 옆에서 튀어나와 엔진 냉각에 도움을 주며, 스포일러는 공기역학적인 도움을 준다.

무시엘라고는 2001년부터 2010년도까지 연간 400대, 10년 동안 총 4099대가 생산되었다. 람보르기니의 작명법은 모두 전설적인 황소의 이름을 쓴다. 무시엘라고는 1879년 투우계 전설로 24번이나 칼에 찔렸어도 죽지않았던 전설적인 황소의 이름이다. 이름 뿐 아니라 포악한 성격도 고스란히 이 차에 내려졌다. 미우라, 쿤타쉬, 디아블로로 이어지는 람보르기니 가문의 후계자로 무르시엘라고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독일의 정교함과 이탈리아의 정렬로 탄생한 아우디의 첫 작품이기 때문이다. 1998년 아우디를 만나면서 람보르기니는 기술, 품질, 상업성을 모두 갖추고 2001년 9월 드디어 무르시엘라고가 등장하게 된다.

낮게 깔려있는 화가 난 노란색 황소는 그러한 역사의 역경과 노력으로 태어났다. 개발 당시 무르시엘라고의 디자인은 조지아로, 피닌파리나와 더불어 유명한 카로체리아 자가토가 담당했지만 아우디의 입김으로 수정을 거쳐 루크 돈커볼케의 손에 의해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수퍼카는 운전하기 까다롭고 장비에 인색한 것으로 알지만 람보르기니는 그렇지 않다. '노란색 황소'무르시엘라고는 미드십 방식으로 42:58이라는 이상적인 무게 배분을 실행한다. 엔진 포지션을 약 50mm 정도 낮춰 무게중심을 아래로 향하게 만든 것도 돋보인다. 엔진은 디아블로에 달려있던 12기통 엔진을 완전히 계량, 최상의 비율을 만들어냈다. 배기량도 디아블로가 5992cc인 반면 무르시엘라고는 6192cc로 높아졌다. 이렇게 얻은 LP670-4의 최고출력은 661마력, 최대 토크는 660 N·M (487 lb·ft) @ 6500 RPM이다. 무르시엘라고의 마지막 모델인 LP 670-4의 최고 속도는 214마일. 0-60마일까지 2.8초면 충분하다. 풀타임 네 바퀴 굴림이라는 안정적인 하체로 일반적인 주행 때는 앞쪽으로 약 26~32%의 구동력을 보내지만 풀 가속을 할 경우 뒤쪽으로 거의 90%에 가까운 토크를 낸다.

강력한 심장이 뛰기 시작하면 노란 색깔은 이제 농도가 더욱 짙어진다. 엔진음과 배기음의 절묘한 조화는 주변 건물들의 창문을 다 부숴버릴 만큼 위협적이다. 아스팔트를 다 할퀴어 버릴 듯한 위협적인 무르시엘라고는 LP670-4 SV 수퍼-벨로체를 마지막으로 아반타르도에 그 유명세를 넘겨주었지만 아직도 함께 도로를 주행할 때는 심장박동이 빨라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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