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코트 지킨 유명 리포터 세이거, 투병 끝에 타계
'화려한 꽃무늬 의상, 익살스러운 표정, 선수는 물론 팬들도 흐뭇하게 만드는 재치.'NBA 무대에서 30년 넘게 리포터로 활동하며 선수들과 팬들의 사랑을 받은 TNT의 유명 리포터 크레이그 세이거(사진)가 16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65세.
세이거는 1972년부터 플로리다와 캔자스시티의 지역 방송국에서 일을 시작했다. 1981년 CNN에 입사해 스포츠 소식을 전하는 프로그램 앵커로 활동했다.
이후 1990년 터너 네트워크로 옮긴 세이거는 메이저리그(MLB)는 물론 미식축구와 대학 스포츠 등을 두루 취재했다. 26년째 NBA 경기가 펼쳐지는 현장을 지켰다.
형형색색의 의상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특유의 익살스러운 표정과 유머러스 한 입담으로 선수들과 감독들에게 다가갔다.
TNT의 NBA 중계가 있는 날이면 언제나 코트 한켠을 지켰던 그가 갑작스럽게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은 지난 2014년.
당시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그는 치료를 위해 더는 마이크를 잡지 못했다. TNT는 그해 4월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댈러스 매버릭스의 플레이오프 경기에 세이거의 아들을 리포터로 기용하며 세이거의 쾌유를 기원했다.
평소 무뚝뚝하고 리포터나 기자들의 질문에 단답형으로만 응했던 샌안토니오의 그렉 포포비치 감독은 이날 세이거의 아들과 인터뷰 도중 카메라를 향해 "당신은 NBA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다시 돌아온다면 예전보다 훨씬 친절하게 답하겠다"고 말해 많은 팬들의 심금을 건드렸다.
세이거는 2015년 잠시 병세가 호전돼 코트에 복귀했지만 올해 3월 다시 상태가 나빠지면서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이런 세이거에게 경쟁 방송사인 ABC는 지난 6월 NBA 파이널 6차전에서 마이크를 잡도록 했다.
그가 소속된 TNT는 NBA 결승전 중계권이 없었다. 단 한 번도 결승전 생중계 인터뷰 기회가 없던 세이거를 위한 ABC의 배려였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르브론 제임스는 경기 후 인터뷰 말미에 "어떻게 리포터로 활동하는 30년 동안 단 한 번도 결승전에 나오지 않았느냐"며 농담섞인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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