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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칼럼]“게이더의 과학”

Chicago

2007.09.06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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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준/논설주간

‘머리 가마가 시계 반대방향인 경우가 많다’ ‘왼손잡이거나 양손잡이일 확률이 50%나 높다’ ‘엄지와 왼쪽 손가락 지문 밀도가 촘촘하다’ ‘검지가 약지보다 길다’
미 주간지 ‘New York’가 지난 6월 ‘게이더의 과학(The Science of Gaydar)’이라는 특집에서 밝힌 ‘게이(Gay)들의 대략적 상대 구분법’이다.

갑자기 이 기사가 생각난 것은 요즈음 아이다호 출신 래리 크레이크 공화당 상원의원이 ‘Gay상대를 찾다 덜미가 잡혔다’는 기사 때문이다.
그는 공항 화장실에서 문틈으로 용변손님(?)을 자세히 들여다 본 뒤 옆칸에 들어가 발로 신호를 보냈다고 한다.
마침 손님(?)이 이런 불한당들을 잡기 위해 잠복 근무중인 경찰이었다는 소식이다.

래리 의원은 화장실 문틈으로 손님의 머리 가마를 보았을 지도 모를 일이다.
화장실에서는 칸막이 아랫 부분을 왼 손으로 쓰다듬었다는 것도 재미있는 대목이다.
‘게이더의 과학’ ‘게이(Gay)상대 구분법’과 비슷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Gayder’란 ‘Gay’와 ‘Radar’의 합성어다.
상대가 자신과 같은 ‘Gay’임을 탐지해내는 감각이다.
느낌과 외모만으로 접근하다가는 귀쌰대기라도 맞기 십상이기 때문에 서로가 이런 특징을 토대로 사랑할(?) 상대를 가늠한다는 것이다.

일반인은 이성에게서 성 매력과 만족을 느끼게 마련이다.
그러나 소수지만 인구의 5~15%는 동성이나 양성에게서 성충동을 느낀다.
구역질이 날 일이지만 ‘Gay’ ‘Lesbian’ ‘Homosexuality’등이 사실이지 않은가.
‘남성간 성애(性愛)’를 뜻하는 ‘Gay’의 원인은 의학적으로도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남성 호르몬이 부족해서 생긴다는 호르몬 비조화설은 설득력을 잃은 지 오래다.
지난 1991년 사이먼 리베이 박사에 의한 뇌구조 차이에 의한 원인설도 지금까지 일반화 되지 못했다.
또한 1933년의 동성애 유전자 발견설 역시 가설에 불과하다는 결론으로 낙착됐다.

여하튼 동성간 성행위는 일반인들의 사고에서는 정신병 수준일 것이다.
그럼에도 동성애자들의 인권과 권익 신장을 위한 운동은 흑인의 노예 해방운동 만큼 치열한 것이 현실이다.
미 정신의학협회도 동성애를 정신질환의 일종으로 간주하다가 1973년 삭제했다.

샌프란시스코가 지난 2004년 2월 미 최초로 동성결혼 허가서를 발급한 바 있다.
무려 8천900여 쌍이 거주중인 동성애자 천국으로 불린다.
현재 매사추세추ㆍ버몬트ㆍ코네티컷ㆍ뉴멕시코ㆍ오리건 주 등도 동성결혼을 합법화 하고 있다.
뉴욕ㆍ뉴저지ㆍ워싱턴 등지에서는 동성애자 권리법을 통과시킨 지 오래다.

시카고도 타 지역 못지 않게 ‘Gay’들의 천국이라 할 수 있다.
지난 6월 레이크 뷰 할스테드 가에 18만5천평방피트 규모의 ‘Gay Center’가 개관됐기 때문이다.
물경 2천만 달러를 들여 5년의 공사기간 끝에 건설된 이 건물에서는 동성애자 결혼을 비롯한 각종 행사가 열리고 있다.
이들의 결혼이 ‘Marriage’가 아니라 ‘Civil Union’이라 하는 것이 특이하다.

‘게이더의 과학’은 ‘Gay’ 원인을 태아기 면역 호르몬의 영향 외에 결국 뇌 구조와 기능에 두고 있다.
즉 동성애자는 태생적ㆍ유전적 요소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래리 의원은 올해 62세의 3선 의원이다.
역시 동성애자로 지난 2004년 뉴 햄프셔 교구 주교로 취임한 로빈슨도 60대, 2006년 시애틀 시의원에 당선된 셀리 클락이나 뉴욕시 의원 크리스틴 퀸은 40대다.
40대도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황혼기라고 할 수 있는 60대에서도 동성애에 푹 빠지는 원인은 뭘까.
동성애자들은 “늬들이 이 재미를 알아?” 라고 한다.
한 번 맛(?)을 보면 헤어나지 못한다고 하는 데 일반인들이야 도무지 무슨 맛(?)일지 역겨울 따름이다.
내 가족 모두 가마가 시계방향이 아니고 왼손ㆍ양손잡이도 아니며 검지도 약지보다 짧은 게 천만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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