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토크] '전설의 고향' 쌍둥이 자매의 숨겨진 이야기
Los Angeles
2007.09.13 10:21
감독 김지환, 출연 박신혜, 양금석, 박명신, 양진우, 한여운
옜날 옜적에 한 마을이 있었다. 그 마을엔 호수가 하나 있었는데 마을에 살던 어린 쌍동이 자매(효진 소연)(박신혜)가 빠지는 비극이 발생한다. 하지만 빠진 것은 둘이었으나 살아나온 것은 언니(효진)뿐.
십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어느날 호수 인근에서 한 선비가 죽임을 당한다. 그런데 바로 그날 십년 동안 잠들어있던 쌍둥이언니도 우연처럼 깨어난다.
그때부터 마을에 비극이 줄을 있기 시작한다. 남매와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이 하나둘씩 의문의 돌연사를 당하고 죽은 동생의 약혼자는 원인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결국 죽은 자들 모두가 소연의 원혼이 저지른 일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숨겨졌던 두 남매의 진실이 벗겨진다.
한국귀신이 무서워 졌다. 예전엔 무섭지 않았다는 예기가 아니다.어릴 적 이불을 뒤집어 쓰고 전해 듣던 '전설의 고향'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이 전부였다.
특히 그중 대표적인 주인공이었던 처녀귀신은 마음 깊숙이 서려있는 원한을 간직한 흰 소복에 머리를 풀어헤친 모습으로 등장해 우리의 오감을 건드렸다.
김지환 감독과 스태프들은 영화 '전설의 고향'을 통해 우리들 마음 속 공포의 고향에 존재하는 흰 소복 풀어헤친 검은 머리의 그녀를 스크린에 부활 시켰다.
80년대 이후 맥이 끊겼던 '한국형 공포영화'의 원조인 '전설의 고향'이 과거보다 한층 성숙한 주제의식과 컴퓨터 그래픽 촬영기법 사운드디자인 등 진보된 기술력의 도움으로 복원을 넘어선 '신 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적지않다.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왜 저 사람이 죽었지?" "저 배역은 누구지?"라는 질문을 되풀이하게 만들 만큼 진부하고 복잡한 스토리는 영화의 몰입도를 저하 시킨다.
또한 갑자기 키가 10피트 이상으로 커지고 머리가 발에 닿을 만큼 엄청나게 몸을 꺽는 각기는 일본영화 '주온'을 모방한 티를 '팍팍'내며 감독의 독창성을 의심케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