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그 나무를 본즉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한 나무인지라 여자가 그 실과를 따먹고 자기와 함께 한 남편에게도 주매 그도 먹은지라. - 창세기 3장 6절"
변혁 감독의 '주홍글씨는' 이 유명한 성경구절로 영화의 막을 연다.처음부터 갖지 말아야 할 것에 손을 댄 남녀의 선택에는 신의 응징이 따르고 그 응징의 대가는 상상을 초월한 무서운 것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주기 위한 것이다.
영화는 간통 살인 동성애 병적인 집착등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여러가지 '금기'를 다루었다. 사회적으로는 절대 해서는 안되는 것 들이지만 많은 이들이 '사랑'이라는 미명 하에 태연히 저지르고 있는 일들이다.
강력계 형사인 기훈(한석규)게는 순종적인 아내 수현(엄지원)과 도발적이고 매혹적인 정부 가희(이은주)가 있다. 어느날 그에게 한 건의 살인사건이 맡겨진다.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는 미망인 경희(성현아). 치정살인을 의심한 기훈은 경희를 용의자로 여기고 사건에 접근해간다.
한편 아내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기훈은 가희와의 관계를 정리하려 한다. 하지만 기훈은 가희를 끊지 못한다. 그녀를 끊으려 하면 할수록 얼마나 깊이 중독되어 있는지 확인하게 될 뿐. 고독한 내면을 가진 가희는 삶의 유일한 이유인 기훈과의 사랑이 흔들리기 시작하자 절망과 고통을 느끼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세 여자 각자의 충격적 비밀이 하나 둘 실체를 드러내고 주인공 모두는 거미줄 처럼 얽힌 그들의 관계를 저주하며 하나둘씩 그 '죄값'을 치루게 된다.
'사랑'자체는 아름답다. 하지만 도를 넘어서는 순간 사랑을 꿈꾸었던 이는 물론 자기 자신의 삶도 나락으로 떨어질 수가 있다.영화는 몹시 갈망했으나 어긋나는 사랑과 그 사랑이 심장에 치명적인 독처럼 퍼져나가는 모습 그리고 각자의 가슴에 남겨 지는 사랑의 낙인을 그렸다.
특히 여주인공 중 하나인 이은주가 이영화를 마지막으로 자살하였기에 씁쓸한 여운을 남기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