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쑤!"…흥겨운 설 잔치 풍성하네
이번 주말~내달 초까지
다양한 커뮤니티서 열려
닦는 도구래야 깨진 기왓장을 빻은 가루와 짚 뭉치가 전부였다. 닦아 놓은 그릇이 마당 가장자리로 밀어 놓은 눈더미에 비쳐 반짝였다. 아버지는 대청 마루에서 대물려 받은 목기들을 손질하고 있었다. 더러는 옻칠이 벗겨지고, 갈라져 있었지만 아버지는 보물처럼 소중히 다루었다.
안방 벽 횃대에는 한 달 전 읍내 장터에서 준비해 놓은 내 설빔이 걸려있었다. 지난 여름 어머니가 이 산, 저 골짜기에서 쪄서 내다 판 싸릿대 값으로 마련한 것이었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이맘때면 으레 떠오르곤 하는 추억이다.
다음 주말은 설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중국, 대만, 베트남, 싱가포르, 그리고 인구의 30%가 화교인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모두 같은 날을 쇤다. 인종의 ‘샐러드 보울’, LA에 이번 주말부터 이곳저곳에서 열리는 설날 행사가 풍성하다.
◇몬터레이 파크, 21~22일
LA 동부 몬터레이 파크에서 열리는 이 음력설 축제(Lunar New Year Festival)는 이틀간 연인원 10만여 명이 다녀가는 LA 최대 설 행사 중의 하나다.
가베이(Garvey) 애비뉴 선상 7개 블록을 막아 한국, 중국,일본 등 48개의 다양한 음식 부스와 함께 사자와 용춤, 몽골리언 찹스틱 댄스, 멕시칸 마리아치 밴드 공연 등 다양하고 흥겨운 이벤트가 펼쳐진다. 닭의 해를 상징하는 대형 닭등(Rooster lantern)이 전시돼 같이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추첨을 통해 참가자들에게 주어지는 아시아 왕복 항공권, TV, 주방용품 등 경품도 푸짐하다. 이외에 아이들을 위한 각종 놀이기구도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주차는 인근의 초등학교 두 곳(El Repetto , Ynez)과 고교(Mark Keppel)에서 하고, 15~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무료 셔틀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행사는 21일(토)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22일은 저녁 7시까지. 입장료 무료.
▶주차장 주소:El Repetto 초등학교- 650 Grandridge Ave, Monterey Park. Mark Keppel 고교-501 E. Hellman Ave., Alhambra.
◇캘리포니아 어드벤처, 20~2/5일
디즈니랜드의 놀이공원인 캘리포니아 어드벤처에서 해마다 열리는 행사로 공원 전체가 한글 등 다양한 언어로 만들어진 등(Lantern)과 배너로 장식된다. 한국 전통무용 공연을 비롯해서 중국, 베트남 전통 공연도 볼거리다. 행사는 내일(20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린다. 공원 입장료만 내면 별도 비용은 없다.
◇샌페드로 LA항, 21일
올해로 세 번째 맞는 LA항의 설날 행사로, 21일(토)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열린다. UCLA 베트남 학생회 등 한국, 중국, 일본의 전통 무용 공연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우슈, 타이치 등 운동 시범도 즐거운 볼거리다. 공연과 아울러 용춤, 다양한 전통음식 부스, 동물을 직접 만져 볼 수 있는 페팅 주(Petting Zoo)도 있어 가족 나들이로도 좋다. 저녁 7시 화려한 불꽃놀이로 행사가 끝이 난다.
▶주소:112 E 22nd St, San Pedro
◇LA 차이나 타운, 2월 4일
다음달 4일(토) LA 차이나타운 거리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1980년대 중반에 열 두대의 꽃차와 몇 그룹의 고적대 퍼레이드로 시작해서 올해 118주년을 맞는 최대의 설 축제로 자리잡았다.
각종 민속 공연과 먹거리 등 즐길 거리가 다양한 이 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골든 드래곤 퍼레이드다. 20여 명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연출해내는 멋들어진 춤사위로 마치 화려하게 치장을 한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듯 하다. 이어 펼쳐지는 사자춤도 볼거리다.
퍼레이드는 차이나 타운의 힐 스트리트(Hill St.)와 오드 스트리트(Ord St.)가 만나는 곳에서 출발해서 힐 스트리트를 따라 버나드 스트리트(Bernard St.)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브로드웨이(Broadway)를 따라 돌아온다.
축제는 정오부터 저녁 8시 까지인데, 드래곤 퍼레이드는 오후 1시에 시작한다. 메트로 골드라인 차이나타운 역에서 내리거나, 레드라인 유니언 역에서 내려 걸어가면 된다.
백종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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