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언론도 '본즈 융단폭격'···거짓말보다 오만방자 자업자득

Los Angeles

2007.11.16 19:11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왜 흑인스타만···' 시각도
배리 본즈가 법정에서 거짓말을 한 혐의로 기소되자 언론은 기다렸다는 듯 본즈에 융단폭격을 가했다.

16일 일리노이주 로즈몬트에서 열린 스포츠 기념품 전시장에 나온 배리 본즈의 1986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데뷔 시절 야구카드. 이 카드는 지난해 이맘 때 2,625달러에 거래됐지만 검찰이 본즈를 기소한 후로 100달러 대로 떨어졌다.

16일 일리노이주 로즈몬트에서 열린 스포츠 기념품 전시장에 나온 배리 본즈의 1986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데뷔 시절 야구카드. 이 카드는 지난해 이맘 때 2,625달러에 거래됐지만 검찰이 본즈를 기소한 후로 100달러 대로 떨어졌다.

본즈는 과거에 "날 잡으려면 잡아봐라(I say bring it on)"라며 검찰이 기소하더라도 눈 하나 까닥하지 않겠다고 큰소리 쳤다. 그리고 도리어 기자회견에서 언론을 향해 "당신들 모두가 거짓말장이들이야"라고 맞받아쳤다. 이후 언론은 본즈가 기소되기만을 기다리는 눈치였다.

지난 2003년 본즈가 연방대배심에서 "스테로이드인 지 알고서 복용하지는 않았다"고 증언한 것을 특종보도했던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의 칼럼니스트 그웬 냅은 16일 "그렇게 큰소리 치던 본즈가 심판을 받게 됐다"며 "기록에 별표를 달기에는 늦었을 지 몰라도 진실을 찾기에는 아직 늦지 않았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모두 본즈에 비난 일색은 아니었다. AP통신의 리사 레프는 "본즈가 지금 거세게 비난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그가 흑인인 것도 한 요소"라고 주장했다. 그는 "스포츠계에 약물이 만연한 상황에서 유독 본즈만 몰아세우는 건 이성적이지 못하다"면서 "테렐 오웬스 마이클 빅에 이어 본즈까지 미국 사회는 흑인 수퍼스타들과 계속해서 껄끄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 대한 핵심을 짚어낸 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흑인 칼럼니스트 필 테일러였다. 그는 "본즈가 기소됐다고 자동적으로 유죄로 판결나는 건 물론 아니다. 기록도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본즈가 결백하다고 믿는 이들이 있다면 그들을 보고 '판타지 베이스볼'이나 하라고 충고하고 싶다"며 "본즈의 선수생활이 마감하게 된다면 그건 그가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전혀 자숙할 줄 모르고 오히려 오만방자한 모습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테일러는 "본즈가 언론은 우습게 볼지 모르지만 법은 절대 우습게 보지 못할 것이다"라며 "그건 마이클 빅 피트 로즈 자말 루이스 데릴 스트로배리만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라고 썼다.

또 본즈가 스테로이드에 대한 질문에 묵비권을 행사했다면 지금과 같은 곤경에 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테일러는 본즈가 야구장에서 수퍼맨처럼 맹활약했던 것처럼 야구장 밖에서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착각 속에 살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난했다.

그는 끝으로 이번 기소 사건이 어떻게 끝나든 본즈라는 인간을 바꿔놓지는 못할 것이라며 글을 매조지했다.

한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가 16일 현재 실시하고 있는 설문조사에서 '본즈가 위증혐의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그의 홈런 기록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54%가 기록을 삭제해야 한다고 대답했고 24%가 별표 표시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대로 놔둬야된다는 의견은 21%에 불과했다. 명예의 전당에 오를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응답한 팬도 76%에 이르렀다.

원용석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