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개 언어로 28개국에서 동시 발행되는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이 안동대 박물관에 전시된 미투리 한 켤레를 주목했다. 16세기에 만들어진 미투리 한 켤레의 사진과 사연이 '사랑의 미투리'(사진)라는 제목으로 내셔널 지오그래픽 11월호에 실렸다.
기사는 이렇게 정리돼 있다. 16세기에 만들어진 미투리 한 켤레가 애절한 편지와 함께 발굴돼 한국인의 심금을 울렸다.
1586년 6월 1일 지금의 안동시 정상동 지역에서 살던 임신한 과부가 사별한 남편에게 편지를 썼다.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시더니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그녀는 병든 남편의 쾌유를 빌기 위해 자신의 머리카락과 삼 줄기를 한데 삼은 미투리를 편지와 함께 남편의 무덤에 묻었다. 이처럼 오랜 세월 묻혀 있던 유물들이 안동시 정상동 택지개발 작업 중에 발굴됐다. 편지에는 시공을 초월하는 그녀의 사랑이 담겨 있다. ‘꿈에 몰래 와서 모습을 보여 주세요. 하고 싶은 말 끝이 없어 이만 적소이다’.
이 편지를 소재로 한국에서는 소설 두 권과 다큐멘터리 한 편이 제작되고 무덤 자리엔 여인의 동상이 세워졌다.
이 미투리는 1998년 안동시 정상동 고성이씨 무덤에서 ‘원이 엄마’의 한글 편지와 함께 출토된 것으로 마와 머리카락을 섞어 짠 짚신형 신발로 길이 23㎝, 볼 너비 9㎝가량이다. 출토 당시 미투리는 한지에 싸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