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도로는 왼쪽 차선 통행이며 운전석의 위치 또한 우리와 달리 오른쪽에 있다. 그러나 막상 닥치면 그리 어렵지 않다.
프란츠조세프의 빙하
무엇보다 캠퍼밴으로 뉴질랜드를 여행하는 맛은 '악' 소리 나는 빼어난 자연을 가로질러 질주하는 기분에 있다.
끝없이 펼쳐진 목초지 위에 뭉게구름을 떨궈 놓은 듯 흩어진 하얀 양떼 동화 속에 나올 법한 예쁜 목장들과 그 너머로 희끗한 눈썹을 얹은 설산들을 바라보며 운전하는 맛은 세계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는 뉴질랜드만의 매력이다.
뉴질랜드 자연은 그야말로 명불허전 눈과 귀를 통해 들은 그대로다. 영화 '반지의 제왕'의 로케이션이라는 퀸즈타운의 영화 촬영지는 아마 뉴질랜드 자연의 스탠더드 쯤이라 할 수 있다. 뉴질랜드 어디를 가나 영화 속에 등장한 그런 자연이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다.
필자는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를 출발해 북섬 오클랜드까지 3000㎞를 여행했다.
남.북섬 3000㎞의 자가 운전 루트는 정말 잊을 수 없는 여행 경험이었다. 남섬의 크라이스트처치로 들어간 후 남섬 한 가운데에 자리잡은 휴양지 퀸즈타운을 거쳐 테아나우 밀포드사운드 프란츠조셉 빙하 서해안을 관통해 북쪽 끝 항구도시 픽턴까지 6일 동안 남섬을 여행했다.
이후 픽턴에서 훼리에 차를 싣고 북섬의 관문 웰링턴으로 이동한 뒤 북섬 한 가운데에 자리잡은 호반도시 타우포와 로토루아를 거쳐 오클랜드까지 3일 동안 북섬을 돌아봤다. 하루 평균 330㎞를 운전했다.
뉴질랜드 캠퍼밴 투어를 설명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홀리데이 파크이다. 캠퍼밴 100여대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오토 캠핑장으로 녹지 공간과 주방 다이닝룸 샤워시설은 물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캠퍼밴 이용자들이 이곳에 꼭 들러야 하는 이유는 캠핑을 하면서 생긴 오물은 반드시 홀리데이 파크의 덤프 사이트에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 크라이스트처치: 뉴질랜드 남섬의 행정.경제 도시이며 국제공항이 있다. 공항 내 캠퍼밴 사무실에서 바로 체크인 수속을 밟을 수 있다. 공항에서 5분 거리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마켓(하나로마트)이 있다.
▷ 퀸즈타운(크라이스트처치에서 1번→8번→6번 국도 480㎞): 와카티푸 호수를 끼고 있는 호반도시다. 번지점프 발상지인 카와나우브릿 번지 점프대가 있으며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의 촬영지다.
▷ 밀포드사운드(크라이트처지에서 1번→8번→6번→95번 768㎞): 뉴질랜드 여행의 하이라이트. 남서쪽 끝자락에 있어 쉽지 않은 여정이지만 밀포드사운드 크루즈에 몸을 싣고 나면 그 동안의 피로가 사라진다.
크루즈는 2시간짜리 투어에서부터 오버나이트까지 다양하다. 빙하가 의해 깎여진 물길은 에매럴드 빛으로 빛나고 수백미터 절벽 위에서는 폭포가 쏟아진다.
▷ 프란츠조세프(크라이스트처지에서 1번→8번→6번 국도 845㎞): 호주와 면한 태즈만 해에서 밀어닥치는 눈바람이 '서던알프스'를 이루고 프란스조셉 빙하를 만들어냈다. 한나절 트레킹 코스부터 2박 3일 루트까지 다양하다.
▷ 픽턴→웰링턴: 남섬에서 북섬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픽턴에서 훼리를 타야 한다. 전장 148m의 인터아일랜더가 픽턴에서 북섬의 관문 웰링턴을 오간다. 픽턴 수산시장에 가면 다양한 해산물을 살 수 있다.
▷ 타우포(웰링턴에서 1번 국도 368㎞): 남섬에 퀸즈타운이 있다면 북섬엔 타우포라는 멋진 호반도시가 있다. 호반을 따라 스타일 좋은 카페와 호텔 랏지들이 즐비하며 요트클럽의 규모 또한 엄청나다.
▷ 로토루아(웰링턴에서 1번→30번 449㎞): 뉴질랜드에서 가장 유명한 온천이 있는 곳. 로토루아 호수가에 자리한 폴리네시안 스파는 뉴질랜드의 자연을 그대로 옮겨놓은 유황온천. 호수와 면한 노천탕에서 갈매기와 함께 온천을 즐긴다.
▷ 오클랜드(웰링턴에서 1번 국도 639㎞): 유럽인들이 이주하기 시작하던 뉴질랜드 초창기부터 얼마 전까지 뉴질랜드의 수도로 이 나라 경제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시내 중심가 스카이타워를 시작으로 항구 다운타운 샤핑센터 한국인 식당 등 둘러볼 곳이 많다.
홀리데이 파크는 캠퍼밴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필수불가결한 곳. 이 곳에서 음식을 하고 차를 주차해 잠을 자고 쓰레기와 오폐수를 처리한다.
뉴질랜드에는 남.북섬을 합쳐 수백 군데의 홀리데이 파크가 있는데 그 중 '톱10 홀리데이파크'가 가장 깨끗하고 편리하다. 거의 모든 도시와 타운에 톱10 홀리데이파크가 있으며 이용 요금은 2인 기준 30뉴질랜드달러 정도다.
뉴질랜드에서 캠퍼밴의 렌탈 가격은 차량 종류와 렌탈 시기 날짜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저렴한 캠퍼밴의 경우 2인용 1일 렌탈 비용은 50~100뉴질랜드달러지만 비싼 차는 1일 600뉴질랜드달러를 넘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