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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미] 척추신경 전문의 김호진씨의 성악사랑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올 연말모임 래퍼토리죠

Los Angeles

2007.11.2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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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진씨(척추신경과 전문의)씨의 삶은 수많은 취미생활로 인해 언제나 '달콤한 인생(La Dolce Vita)이다.

자신이 소한 동호회의 연말 모임에서 오솔레미오를 열창하고 있는 김호진씨

자신이 소한 동호회의 연말 모임에서 오솔레미오를 열창하고 있는 김호진씨

환자들과 씨름하기도 바쁜 그가 승마 스키 자전거타기에서부터 첼로 연주 합창 지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취미생활을 섭렵하며 종횡무진하는 것을 보면 혼자만의 비밀스런 25시라도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착각까지 들 정도다.

그의 여러 취미 가운데 하나는 성악. 첼로 연주를 하며 여러 장르의 음악을 접한 그는 결국 인간의 목소리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레슨까지 받기에 이른다.

본래 좋은 목소리를 타고난 데다 발성법의 기초를 익히고 연마한 그의 음성은 계란의 노른자위처럼 알차고 옥구슬처럼 둥글다.

"물론 타고난 목소리라는 것도 있지만 우리 모두의 목소리는 개발하기에 따라 훨씬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성악 레슨을 받으면서 깨달았어요. 목소리란 것이 그냥 성의 없이 내뱉으면 듣기도 좋지 않고 전달력도 부족하지만 정성껏 소리를 가다듬으면 마치 돋보기로 모은 햇살이 검은 먹지를 태우듯 사람의 영혼을 사로잡을 수도 있게 되거든요."

성악 레슨을 받고부터 그는 마치 명상을 시작하면서 '마음'을 늘 의식하는 참선자처럼 일상의 대화를 나눌 때도 목소리를 의식하며 정성과 영혼을 싣는다.

그 아름다운 공명은 그의 환자들에게 희망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는 사랑과 우정의 언어로 표현되기도 한다.

"레슨 받는 노래들은 평소 좋아하던 이탈리아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들이 주를 차지합니다. 가사의 의미를 알고 부르는 노래에는 아무래도 더 진한 감정이 실리기 마련이죠. 새 노래를 배울 때마다 그 가사의 의미를 찾아보는 시간도 무척 즐겁습니다."

여러 동호회의 회원이기도 한 그는 연말 모임이 있을 때면 그가 갈고 닦은 노래 솜씨로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도 한다. 이미 아마추어의 경지를 벗어난 그가 노래를 시작하면 파티에 참가한 이들은 눈빛을 반짝이며 감동 어린 탄성을 내지른다.

나폴리 민요 'O Sole Mio'는 그가 자주 부르는 레퍼토리 가운데 하나. 도입부가 지나고 오 솔레 미오로 넘어가는 고음 부분에서는 얼마 전 세상을 떠났던 루치아노 파바로티처럼 몇 번을 꺾어주는 기교를 부리기도 한다.

최근 그의 영혼을 사로잡은 새 노래는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이다.

"눈을 뜨기 힘든 가을보다 높은 저 하늘이 기분 좋아."로 시작되는 노랫말이 아름답고 평범한 가운데 절정으로 오르내리는 멜로디 또한 그의 마음에 쏙 드는 곡이다.

"올해 연말 모임에서는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불러볼 생각이에요. 제가 성악 레슨을 받는 것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데뷔하려는 것도 음반을 내려는 것도 아니지만 제 노래가 외로움에 지친 누군가의 영혼을 위로해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요?"

그의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널리 울려 퍼질 12월의 멋진 날이 참 많이 기다려진다.

스텔라 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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