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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쟁이들, 다시 모자를 쓰다

Los Angeles

2007.12.0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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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 어려운 아이템 그래서 더 멋지다, 베레모-터번 까지 형형색색 쏟아져

2007년 가을·겨울 패션의 키워드 중 하나는 베레모다. 베레모가 다시 핫 패션 아이템으로 주목받으면서 모자로 겨울 멋쟁이가 되려는 패션피플들이 늘고 있다. 올 겨울 출시된 모자를 알아본다.

'모자 그 설레임'

'모자'는 평범한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아이템이다. 그래서 갖고 싶고 또 센스있는 사람만이 소화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이기도 하다.

미국의 가장 유명한 모자 디자이너 릴리 다쉬(Lily Dache)는 기성복 향수 악세사리 등 패션제국 메이커로 성공을 거뒀다. 그레타 가르보 진 할로우 등의 셀레브리티를 고객으로 삼았던 릴리는 1940년 니만 마커스 상 1943년 코티 패션 비평가 상의 수상자가 돼 국제적인 유명인사로 인정받게 된다. 릴리와 그의 모자를 조명하는 전시회가 그의 전성기가 수십년이 지난 2007년 봄 FIT 뮤지엄에서 열렸을 정도로 그의 명성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릴리가 명성을 날리던 30년대와 비교하면 전반적인 패션산업은 크게 팽창했지만 모자업은 그렇지 못하다. 지난 봄 등단해 뉴욕 타임스 등에서 주목 받은 한국계 작가 이민진씨는 자신의 소설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식사'의 주인공 캐릭터 연구를 위해 FIT 모자 만들기 강좌에 등록했다.

그런데 첫 수업시간 강사의 첫 마디가 "모자업은 죽었다"였다고 하니 모자업이 과거에 비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 대부분의 모자 전문 브랜드는 중소기업형태가 많고 대형 브랜드에서 악세사리 정도로 출시하는 추세다.

그러나 모자가 주는 매력은 여전하고 패셔니스타들의 '보다 더 튀려는'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여성들의 갈증을 대변하듯 2007년 가을.겨울 각 패션 브랜드는 다채로운 모자를 출시했다.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모자를 사는 '안목'도 사 놓고 옷장에 모셔두기만 했던 모자를 써주는 '용기'도 손에 넣기 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당신이 모자를 쓸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던 소심 패셔니스타라면 올 겨울이 과감하게 도전할 최적의 기회다.

◇ 모자의 종류

- 뉴스보이캡(newsboy cap) : 머리 부분이 둥글고 작은 챙이 달려있는 모양.
- 페도라(fedora) : 중절모의 일종으로 브림이 올라간 형태.
- 채플릿(chaplet): 화관. 중세에 시작된 머리 장식으로 금속이나 생화를 이용한다. 오늘날 결혼식 등에서 여전히 이용된다.
- 클로쉬 (cloche): 불어로 종이라는 뜻으로 종처럼 챙이 아래쪽으로 향하는 모자.
- 조키 캡 (jockey cap): 경마기수가 쓰는 모자.
- 러시안 햇 (russian hat) : 러시아인들이 쓰는 퍼(fur)로 만든 모자.
- 텐갤런 햇(ten gallon hat): 카우보이 모자와 같은 형태. 크라운이 높아 이 모자로 물을 푸면10갤런이나 푼다는 데에서 이름이 지어짐.

어떤게 나왔나

레깅스와 베레모를 중심으로한 파리지앵 스타일이 이번 시즌 유행하면서 어떤 모자들이 출시됐는지 알아보자. 2007년 가을·겨울 런어웨이는 유난히 모자가 많이 등장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는 ‘베레(Beret)’는 일명 찐빵모자. 둥글납작하고 부드러우며 챙이 없는 모자를 일컬으며 프랑스 바스크 지방 농민이 쓰는 울로 만든 모자인 ‘바스크(Baque) 베레’가 그 원천이라고 알려져 있다. 2007년 FW 베르사체 런어웨이에 등장한 것이 올 겨울 대유행하는 베레모.

‘가르보 햇(Garbo hat)’은 여배우 그레타 가르보가 1930년대 즐겨 썼던 카플린형의 모자를 말한다. ‘카플린(Capeline)’은 폭 넓은 챙이 물결치듯한 모양으로 파리지앵을 연상시키는 모자다.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가 챙은 울, 크라운(머리) 부분은 니트로 응용해 출시했다.

비긴(Bigin) 벙거지와 비슷한 모양을 머리 전체를 싸고 턱 아래를 여미는 디자인이다. 셀린느 런어웨이의 모자는 비긴과 헌팅 캡을 합친 듯한 모양인데 헌팅 캡은 말 그대로 사냥시 쓰는 모자로 크라운은 부드럽고 평평하며 학생모나 군모같은 모자를 가리킨다.

‘터번(Turban)’은 중동 아시아나 인도 지방에서 많이 쓰는 모자다. 긴 천을 머리에 둘러 심한 더위를 피하고 바람을 막기 위해 쓰나 다른 지방에서는 여성 모자에 그 모양이 응용돼 자수를 놓기도 한다. 터번은 돈나 카렌(Donna Karen)이 런어웨이에서 선보였다.

‘칵테일 햇(Cocktail hat)’은 파티용 모자다. 햇빛 차단이나 보온과 같은 기능때문이 아니라 패션 자체를 위해 쓰는 모자이기 때문에 가장 패셔너블 한 종류라고 할 수 있다.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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