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17일은 초록색으로 기억되는 성 패트릭스 데이(St. Patrick's Day)다. 아일랜드의 수호성인으로 알려진 성인 패트릭(386-461)은 원래 영국 출신으로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등지에 복음을 전한 선교사였으며, 3월 17일은 바로 그가 죽은 날이다. 이 날은 아일랜드의 최대 축일 일뿐 아니라, 그 후손들에 의해서 영국, 미국, 캐나다 등지로도 확산되었다. 이날이 되면 아일랜드 본토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아이리시들은 초록색 및 토끼풀로 치장하고 축제를 즐긴다. 토끼풀은 삼위일체를, 초록색은 아일랜드의 국기를 상징하는데, 이날 옷은 물론 손톱, 신발, 심지어 얼굴까지 온통 초록색으로 칠을 한다. 그도 모자라 도시를 지나는 강이나 호수에도 초록 물감을 풀어 도시 전체가 초록색 물결을 이루기도 한다. 이번 주말부터 LA 여기저기서 다양한 축제가 벌어진다. 자연스럽게 아일랜드의 전통문화를 체험해보는 시간이 되겠다.
◆사우스베이 퍼레이드·11일
연인원 2만여 명이 참여하는 올해로 23주년을 맞는 남가주 최대의 아이리시 축제다. 축제는 어린이들을 위한 카니벌과 함께 아일랜드 전통공예품 등을 구경하고 살 수 있는 부스,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푸드 코너도 마련된다.
축제의 하일라이트인 퍼레이드는 시청 근처의 피어 애비뉴(Pier Ave.)와 밸리 드라이브(Valley Dr.)가 만나는 곳에서 11시에 출발해 허모사비치의 거리를 화려하게 장식하게 된다.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민속 의상, 킬트를 입은 백파이프 밴드가 행진의 선두를 장식하고 광대와 앤틱 자동차, 밴드의 연주와 행진, 기마대의 행진 등이 퍼레이드를 수놓는다.
▶주소:1 Pier Ave, Hermosa Beach
◆퍼싱스퀘어 정오 축제·17일
LA다운타운의 공원 퍼싱스퀘어에서 아이리시 음악과 전통 무용 공연이 펼쳐진다. 스코틀랜드 음악으로 잘 알려진 밴드 '배드 해기스(Bad Haggis)'와 아이리시 무용단이 흥을 돋운다. 푸드 트럭과 비어가든에서는 아일랜드 맥주 기네스도 즐길 수 있다. 축제는 오전 11시부터 시작하고 콘서트는 정오에 시작한다. 무료.
▶주소:532 S. Olive Street, LA
◆탬 오샌터 레스토랑·17일
LA의 가장 오래된 레스토랑 중의 하나인 앳워터 빌리지의 '탬 오샌터'에서 기념 축제를 연다. 스코틀랜드식 빵모자를 뜻하는 탬 오샌터 레스토랑은 올해 90주년을 맞았다. 주차장과 드라이브웨이를 축제장으로 꾸민다. 낮 12시 30분부터 자정까지 유명 밴드들이 라이브 음악을 선사하고, 초록색 맥주를 비롯해서 다양한 스코틀랜드 맥주를 맛 볼 수 있다. 레스토랑인 만큼 스코틀랜드 전통음식도 빠뜨릴 수 없겠다. 무료.
▶주소:2980 Los Feliz Blvd, LA
◆LA파머스 마켓·17일
장중하면서도 애잔한 백파이프 연주를 즐기려면 이곳으로 가자. 다양한 행사 중에서도 단연코 이 공연이 백미다. 올해 개점 100주년을 맞은 파머스 마켓의 식당 1호점인 매지스 키친(Magee's Kitchen)에선 성 패트릭스 데이의 대표 전통 음식인 쇠고기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저녁 7시부터는 웨스트 패티오에서 아이리시 밴드의 공연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