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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한국영화] '궁녀'…비밀에 갖힌 그녀들의 세계

Los Angeles

2008.01.1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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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조선 숙종시절. 임금의 명 없이는 살 수도 죽을 수도 없는 운명에 처한 여인들이 있었으니 바로 '궁녀'들이다.어느날 후궁 희빈을 보좌하는 궁녀 월령(서영희)이 서까래에 목을 매 자살한 채 발견된다.

궁녀
감독 : 김미정
출연 : 박진희, 윤세이, 서영희, 임정은


시체를 부검하던 천령(박진희)은 월령이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을 알고 살해를 의심하지만 감찰상궁(김성령)은 자살로 은폐할 것을 명한다. 하지만 천령은 독단적으로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끈질긴 수사 끝에 천령은 죽은 월령의 연애편지를 발견하고 월령이 왕가의 남자에게 강간을 당한 후 자살을 했다고 확정 짓는다. 하지만 누군가 그녀를 습격하고 편지는 사라지면서 사건은 사건은 다시 오리무중으로 빠진다.

한편 감찰상궁은 궁녀들의 기강을 바로 잡기 위해 행실이 바르지 못한 궁녀를 공개 처벌하는 연중행사 '쥐부리글려'의 희생양을 골라 월령을 죽인 죄를 뒤집어 씌워 처형시키고 사건을 무마시킬 계획을 세우고 천령은 월령의 죽음에 얽힌 비밀에 한발 짝 더 가까이 다가선다.

영화는 '임금의 여인'들이 모여 사는 궁에서 벌어진 어느 궁녀의 의문스런 죽음을 둘러싼 비밀을 다룬 공포 스릴러물이다. 아들이 없던 숙종의 한을 풀어준 희대의 미녀 장희빈(윤세아)과 그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궁녀들의 세력싸움이 볼만하다.

이준익 감독의 '황산벌'과 '왕의 남자' 연출부로 시대극의 현장 경험을 쌓은 김미정 감독 첫 데뷔작으로 범죄 수사물이 가지고 있는 서스펜스와 귀신이 등장하는 공포영화의 스릴러를 묶으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또한 '궁녀'라는 이색적 소재를 통해 엄격 한 궁궐의 법칙에 의해 인권을 유린당한 여인들의 한스러운 인생을 잘 표현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여러 가지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 했던 감독의 의도는 스토리의 난해함으로 반전을 기했던 의도는 영화 전체의 '김'을 빼버리는 요소로 작용한 점이다.

그러나 다양한 등장인물과 꼼꼼한 고증을 걸친 당시 궁녀들의 삶을 엿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즐거움을 주는 작품이다.

자료제공 〈DVL Entetai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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