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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를 찾아서] '챔피언' 고 김득구 선수의 삶 스크림 담아

Los Angeles

2008.01.1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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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의 세계는 치열하다.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육체를 단련하고 기술을 연마하는 인고의 세월을 거쳐 단 한 경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 그리고 승자는 웃고 패자는 운다. 하지만 승자라고 항상 웃는 것은 아니다. 불의의 사고를 당해 선수생활을 포기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하며 심할 경우 생명을 잃기도 한다.

얼마전 프로복싱 경기 후 뇌출혈을 일으켜 혼수상태에 빠졌던 최요삼(35.숭민체육관)선수가 끝내 뇌사 판정을 받고 짧은 생을 마감했다.

상대방의 펀치에 머리를 다쳐 챔프에 등극하고도 세상을 떠난 것이다. 하지만 최선수는 떠나며 9명의 병자에게 장기를 기증하며 생명을 나누어주었다. 살신성인의 살아있는 표본이었다.

1982년 비운의 복서가 경기 중 사망한 일이 있었다. 바로 김득구 선수. 당시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에서 세계 챔피언 레이 맨시니에게 도전장을 던졌던 그. 경기 내내 맨시니와 호적수로 맞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그의 죽음 역시 헛된 것이 아니었다. 수많은 꿈나무 복서들에게 영감이 되었고 한국복싱계의 '불굴의 혼'을 일깨워준 계기가 되었다. 영화'친구'로 유명한 곽경택 감독은 2002년작 '챔피언'을 통해 김득구 선수의 삶을 스크린에 옮겼다.

너무나 가난했던 어린 시절. 소년 득구(유오성)는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 저버리지 않았던 다부진 소년이었다. 어느 날 소년은 꿈에 대한 도전을 결심하며 지나가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 그 곳에서 김현치 관장과 운명적 만남을 갖고 동아 체육관에 입단한다. 이후 크고 작은 경기를 열정적으로 치러내며 성장해 나아간다.

어느날 권투에만 열중하던 그에게 천사가 찾아온다. 사무실에 이사 온 경미(채민서). 순수함과 열정으로 마침내 그녀의 사랑을 얻게 된 그는 사랑을 위해 그리고 꿈을 위해 세계챔피언에 도전한다.

20여년 간의 시차는 있지만 김득구 최요삼 두 선수의 삶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생전에는 도전 정신을 사후에는 나눔과 교훈을 통해 삶의 진짜 의미를 몸소 실천했다. 이들이 남긴 유산이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실천하는 것은 이제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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