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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인 '요코즈나' 아사쇼류, 석달만에 스모판 '귀환'···일본 들썩

몽골 씨름 접목해 4년간 21회 우승

일본이 몽골인 '요코즈나(.천하장사)' 아사쇼류(27)의 스모판 복귀로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요코즈나는 스모의 가장 높은 계급. 씨름의 천하장사에 해당한다.

13일 도쿄 료고쿠의 스모 전용 국립경기장. 지난해 스모 선수에게 사망선고나 다름 없는 '2개 대회 출장정지'를 받은 뒤 3개월 만에 복귀한 아사쇼류가 등판하자 1만1190석을 가득 메운 관중은 씨름판이 떠나갈 듯 환호했다.

일본 토종 선수들을 최근 3년간 어린아이 팔 비틀 듯 제압해온 '몽골의 승부사' 아사쇼류는 이날도 관객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시합 개시 신호가 떨어지자마자 아사쇼류는 날렵한 몸놀림으로 상대 선수를 힘차게 들이받았다.

이어 전광석화 같은 왼손 잡채기 기술이 들어가자 상대방은 손 한번 써 보지 못하고 금세 모랫바닥에 나뒹굴었다. 승부는 눈 깜짝할 사이 갈렸고 기술은 군더더기 없고 깨끗했다.

일본인이 열광하는 것은 이런 발군의 실력 때문이다. 그는 몽골에서 전통 씨름인 나담을 배운 후 17세 때인 1997년 일본으로 스모 유학을 갔다. 1m85㎝.143㎏으로 스모 선수치고는 작은 편이다.

그러나 일본 토종 선수들과 달리 당당한 표정으로 스모판의 분위기를 압도하면서 전통 스모 기술에 되치기.들어메치기 등 다양한 몽골 씨름 기술을 접목해 돌풍을 일으켰다.

그리고 프로 스모 진출 4년 만인 2003년 제68대 요코즈나에 올랐다. 스타 선수 부재로 어려움을 겪었던 스모는 그의 등장으로 옛 인기를 되찾았고 아사쇼류는 현재까지 21회 우승을 기록한 '살아 있는 전설'을 썼다. 그리고 몽골에선 영웅이 됐다.

인기 절정이던 스모의 영웅이 하루 아침에 위기를 맞은 계기는 지난해 가을 '꾀병 사건'. 스모협회에 정신질환(우울증)과 허리 부상 등을 이유로 진단서를 제출한 뒤 몽골로 병가를 떠났던 그가 친선축구대회에서 날렵하게 헤딩하며 축구를 즐기는 모습이 언론에 노출됐다.

가끔 거칠고 난폭한 언행에도 불구하고 그의 비중 때문에 참고 있던 일본 보수 사회는 때가 왔다는 듯 즉시 '아사쇼류 공격'에 나섰다.

어찌 '일본의 국기'인 '스모의 천왕'이 아프다는 핑계로 몽골로 돌아가 한심하게 공이나 차고 있느냐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강제로 일본에 끌려오다시피한 그에게 스모협회는 2개 대회 출장정지와 감봉 조치를 내렸다.

4200여만 엔(약 39만4995달러)의 연봉 가운데 상당액이 잘려나갔다. 몽골에선 "외국인 차별 조치"라는 항의 시위까지 벌어졌다.

지금까지 스모에서 2개 대회 이상 출장정지를 당한 선수는 현행 제도가 확립된 1958년 이후 모두 14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출장정지에서 돌아온 첫 대회에서 대회 우승을 통해 요코즈나의 명예를 되찾은 선수는 3명에 그쳤다.

첫 시합이 끝난 뒤 아사쇼류도 "예전과 달리 상대방 선수가 손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둘째 날 경기에선 시합 개시 직후 장외로 밀려나 패배하는 굴욕을 맛봤다. 아사쇼류가 재기에 성공할지는 이번 대회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일본 스모 업계는 고심에 빠졌다. 아사쇼류가 우승하면 스모의 위상이 가벼워지고 그가 재기에 실패하면 스타 선수 기근에 시달리는 스모 업계가 위기를 맞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으로 아사쇼류의 인기는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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