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놀이가 만났다'··· 첨단 공법 공존 게이트웨이 아치
서부 개척사가 한눈에 600피트 대관람차
중부 미주리주의 제1도시인 세인트루이스에 위치한 거대한 조형물 게이트웨이 아치. 이 아치는 미국의 상징물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순 아치 앞에서 사진을 찍던 관광객 빌 크로퍼드(시카고 거주)는 "이런 거대한 조형물이 쓰러지지 않고 서 있는 것 자체가 기적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아치 입구에 들어서자 설치된 검색장치가 관광객들을 괴롭힌다. 소지품을 모두 꺼내놓고 검색대를 통과해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경비 관계자는 "9.11테러 이후 이곳은 국제공항과 같은 수준의 보안검색을 하고 있다"며 "미국 개척정신의 상징이어서 과격그룹의 테러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1층에는 다양한 볼거리를 갖춘 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다. 서부개척의 역사를 보여주는 그림.사진.물품이 연대별로 정리돼 있다.
18 19세기에 대평원을 누비던 포장마차 카우보이에게 사냥 당한 들소 박제가 관광객의 눈길을 끈다. 하지만 그곳의 명물은 따로 있다. 아치 꼭대기로 가는 '트램(tram)'이라는 캡슐형 놀이시설이다. 수용인원 네다섯 명인 캡슐에 들어가 앉아 있자 "덜컥덜컥" 소리를 내며 캡슐이 공중으로 향한다. 테마파크에서 대회전차를 탄 기분이다. 5분쯤 지나자 캡슐이 꼭대기에 도착한다.
세인트루이스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가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망원경을 통해 보고 싶은 곳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동부가 끝나고 서부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본격적인 서부개척시대가 시작되기 직전 미합중국은 프랑스로부터 싼값에 서부 지역을 사들인다.
1804년 루이스와 클락이 이끄는 탐험대는 매입한 땅을 돌아보기 위해 세인트루이스에서 서부로 원정을 떠난다. 탐험대는 2년 넘게 서부 일대를 누비고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온다. 이를 기리기 위해 탐험의 출발점이자 종착역인 세인트루이스에 '서부로 가는 아치'를 세운 것이다.
1947년 조형물 건립안이 만들어지지만 도저히 꿈같은 대역사를 실행에 옮길 엄두를 내지 못한다. 15년 뒤에야 건축가들은 꿈을 구현할 공법을 찾아낸다. 속이 빈 하나의 곡선 튜브로 구성된 스테인리스 스틸 구조를 만들고 그 빈 공간에 트램이라는 놀이시설을 집어넣는다는 것이다.
엄청난 금속구조물이 땅 위에 서 있게 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설계와 재료도 필요했다. 결국 1963년 2월 착공돼 65년 10월 완성된다. 건립비만 당시 돈으로 1500만 달러. 완공 직후 '세계 10대 건축물'에 들어갈 만큼 경이적인 구조물로 평가받는다. 역사적 사실과 첨단공학이 만나면서 매년 300만 명이 찾는 테마파크가 탄생한 것이다.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