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원 기자의 7박 8일 크루즈 승선기, 럭셔리 '바다의 자유호'와 함께한 일주일…샤핑·바·스파·운동…'지상 모든 것' 만끽
바다의 자유호에는 다양한 놀거리가 준비됐다. 사진은 11층 수영장 한켠에 마련된 바(왼쪽). 5층 만찬장의 내부 전경(가운데 상단). 5층 샤핑거리(가운데 하단). 13층의 암벽타기 시설(오른쪽)의 전경.
레저 스포츠 시설이 모여있는 13층에서 한 남성이 윈드서핑을 연습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캐이먼군도의 거북이 농장을 방문한 한인 여성. 바나나, 파인애플 등의 과일로 만든 동물을 감상하는 것도 크루즈의 재미다. 11층 수영장에서 여성이 선탠을 하고 있다.
저녁 9시쯤, 4층에 마련된 라운지에서 신나는 70년대 팝송 피아노 연주가 흘러나온다. 음악 소리를 따라가다 보니 라운지에서 피아노 연주자가 연주와 노래를 하고 있었고 그 주위를 손님들이 맥주나 칵테일을 마시며 음악을 듣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즐기는 듯 보였다. 라운지의 테이블이 없는 공간에서는 흥에 겨운 장년층 손님들이 함께 춤을 춘다. 어떤 이들은 부부지간이, 어떤이는 딸과 함께 나이를 잊고 신나게 춤을 추고 있다.
기자가 나라관광의 변동영 실장과 함께 하이티-자메이카-캐이먼 군도-멕시코 등 카리브해 서쪽을 항해한 ‘바다의 자유호(Liberty of the Seas)’에서 보낸 7박 8일은 단순한 여행이라기 보다는 일주일간의 신나는 축제가 더 적합한 표현일 듯 싶다. 보통 크루즈에 승선하면 음식, 파티나 이벤트 등을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놀러왔다= 말 그대로 모든 시설이 다 구비돼 있다. 3층에는 극장과 아이스 링크 4층에는 카지노 5층에는 100미터 길이로 늘어선 샤핑거리 11층과 12층에는 수영장 사우나 스파 운동 트랙이 배 뒤편으로 솟아 있는 13층에는 농구코트 암벽타기 탁구대 피트니스 미니골프 윈드 서핑 시설이 있다.
11층의 수영장은 크게 아동용과 성인용으로 나뉘어 있으며 사이 사이에 스파가 자리잡고 있다.
또한 11층과 12층에 걸쳐 1000개가 넘는 선탠용 의자들이 길게 늘어서 카리브해의 강렬한 태양을 받으며 쉴 수 있다.
배안을 걷다가 농구코트에 무작정 들어가 낯선 이들과 함께 어울릴 수도 있으며 선탠을 하며 조용히 책을 읽다가 더우면 수영장에 뛰어들면 된다.
3층의 스포츠바에서는 미식축구 등 미 프로 스포츠 게임을 실시간으로 중계한다.
평소에는 해보지 않았던 암벽 타기나 윈드 서핑을 선원들의 도움을 받아 시도해 볼 수도 있다.
밤이 되면 배안에서 갖가지 이벤트가 열린다.
5층 샤핑 거리에서 손님들을 모아놓고 이 배의 찰리 테이그 선장이 인사말과 함께 샴페인을 돌리거나 승무원들이 해적 분장을 하고 퍼레이드 공연을 한다. 또는 60~70년대 댄스음악을 틀어 베이비부머 승객들을 위한 파티가 열린다.
11층 수영장에서는 10대들을 위한 파티나 바텐더들의 쇼 가족을 위한 파티 등 매일 밤 새로운 주제의 파티가 열린다.
또한 3층 극장에서는 매일 저녁 뮤지컬 코메디쇼 등 새로운 쇼가 열리며 아이스 링크에서도 공연이 개최된다.
배 뒷편 15층 스카이바에서는 매일 저녁 재즈바가 열리며 4층에서도 칵테일을 마시며 음악과 노래를 즐길 수 있으며 3층 나이트 클럽에서 신나게 춤을 춰도 된다.
5층에서는 수백대의 슬롯머신과 함께 블랙잭, 쓰리카드포커 등의 갬블을 하며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아이들을 위한 시설도 있다. 배 뒤편에는 아이들 연령대에 따라 놀이방이나 오락시설을 갖췄고 유아방에는 1명이상의 승무원들이 보모 역할을 한다.
그리고 시간 시간에 맞춰 라틴 댄스, 요리 등 다양한 강습 시간도 있다. 이외에도 미용실, 마사지, 이발소 등 시설을 유료로 이용할 수 있다.
매일 저녁 방으로 전달되는 크루즈의 일정표를 보고 원하는 프로그램을 찾는다면 하루 하루가 빠르게 흘러간다.
▷원없이 먹을 수 있다=크루즈 여행을 하고나면 3~5파운드는 붙는다는 말을 듣게 된다. 설마하고 흘려듣지만 막상 승선해보면 그 말을 실감할 수 있다. 11층에 마련된 부페는 오전 브런치로 시작해 밤 11시까지 오픈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아무 시간에나 부페에 가서 일식, 서양식 등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
3층~5층의 만찬장은 아침, 점심, 저녁 오픈하는 시간에 맞춰 가면 된다. 저녁 만찬은 LA의 웬만한 고급 양식집 수준의 음식이 나온다. 메뉴도 애피타이저, 샐러드, 메인음식, 디저트까지 다양하게 나온다. 종류도 오리고기 훈제, 양고기 구이, 뉴욕 스테이크, 랍스터 등 다양하다. 하루에 5~6개의 메인 요리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음식 종류는 매일 저녁 바뀐다.
또한 셋째날과 마지막날 100여명의 웨이터들이 모여 손님들을 위해 ‘오 솔레미오’를 합창하는 깜짝 이벤트도 있다. 11층 수영장 인근에는 과일 박스가 놓여있어 항상 집어 먹을 수 있으며 소프트 아이스크림 기계도 2대가 준비됐다.
5층 샤핑거리에 있는 피자집에서도 무료로 피자를 주는데 맛도 일품이다. 크루즈 여행을 하는 동안 마음껏 먹고 마실 수 있다.
레저·관광 “입맛대로 고른다"…크루즈 정박지 놀거리 쿠바 주위 돌며 4개 섬·도시 들러 바닷속 현무암·거북이 농장 볼만
바다의 자유호는 웨스트 카리브해의 4개 도시에 정박했다. 보통 오전 8시~9시에 정박해 오후 5시에 출항하곤 한다. 정박지에서는 다양한 놀거리가 준비돼 있다.
크루즈의 선사인 로얄 캐러비안 인터내셔날이 현지 업체들과 계약을 맺었다. 예를 들면 하이티의 리베다에서는 해안가를 가로지르는 라펠, 바나나보트, 스쿠버 다이빙을, 캐이먼 군도에서는 해적선이나 잠수함을 탈 수도 있다. 말그래도 놀고 싶은 데로 골라서 놀는 것이 크루즈 여행이다.
레저나 관광 상품보다는 저렴하게 바닷가에서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배안에 머물면서 쉴 수도 있다.
보통 크루즈 선사에서 제공하는 정박지 레저 및 관광 상품의 가격대는 10~100달러대지만 상품과 지역에 따라 가격은 조정된다.
바다의 자유호는 카리브해 서쪽을 항해하며 인근 섬에 정박했다. 돌려말하면 쿠바 가운데 두고 쿠바 주변을 한바퀴 돈 것이다.
직접 가서 본 카리브해의 섬들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것 보다 장관이었다. 다소 습하지만 강렬한 태양빛에 반사되는 바닷가에 도착하면 바닷물에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기본적으로 웨스트 카리브해 섬들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럼주다. 해적 영화에서 해적들이 즐겨마시는 럼주가 카리브해의 명물이다.
이 럼주를 이용해 자메이카에서는 럼주와 바나나나 코코넛 등 다양한 과일을 섞은 과일 럼주를, 캐이먼 군도에서는 럼주가 들어간 케익을 맛볼 수 있다.
또한 쿠르즈가 쿠바 주위를 돌기 때문에 쿠바 시가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항구의 면세점이나 도시 다운타운 샤핑몰에서는 쿠바 시가를 종류별로 판매하고 있다.
바다의 자유호가 첫번째로 정박한 하이티의 라바디(Labadee)는 하이티 외곽의 해안가다. 정세가 불안한 하이티 정부로부터 로얄 캐러비안사가 라비디를 휴양지로 개발한 것. 이곳에서 바나나보트, 스쿠버 다이빙, 라펠 등의 레저와 함께 해수욕이나 선탠을 즐길 수 있다.
두번째 정박지인 자메이카의 몬테고베이는 자메이카 수도인 킹스톤 다음으로 큰 해안가 도시다. 한국의 70~80년대 산골 도시를 연상시키는 몬테고베이는 코코넛 농장이나 럼 공장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코코넛 농장에서는 코코넛 따는 과정과 함께 자메이카의 특산 과일들의 재배과정에 대해 볼 수 있다.
자메이카 다음으로는 캐이먼 군도의 그랜드 캐이먼에 정박한다. 그랜드 캐이먼의 명물은 바닷속 현무암들이 솟아올라온 ‘지옥문’이 있다. 이 지옥문은 뾰죽하게 솟아오른 검은색 현무암들이 넓게 퍼져있는 모습이 지옥을 연상시킨다해서 지어진 곳이다.
이어서 수백마리의 거북이를 기르는 거북이 농장도 볼만하다. 이 농장에서는 거북이를 부화시켜 키우다가 바다로 방면하는데 현재 거북이 농장에서 80세가 가장 나이많은 거북이다.
마지막으로 멕시코의 코주멜에 들렸다. 멕시코 코주멜에서는 마야문명 유적지, 데킬라 농장과 더불어 길게 늘어선 해안가를 볼만하다.
팁은 1인당 하루 10달러씩, 왕 대접…더 주고 싶어져
크루즈를 내릴 때쯤 들만한 생각이다. 팁을 아까움 없이 주고 싶을 만큼 크루즈에서는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5층 만찬장은 승선하면서 자리를 지정받는다. 그리고 테이블에 마다 고정 웨이터들이 지정된다. 이들은 자신들의 테이블에 앉는 손님들에게 항상 웃는 얼굴로 대한다. 손님들에게 차근 차근 메뉴를 설명해주면서 가끔씩 농담을 던지며 손님들과 유대감을 쌓아간다.
이는 다른 승무원들도 마찬가지다. 1600여개의 객실 관리 및 정리를 위해 약 수백명의 승무원들이 배치된다. 이들은 아침, 점심, 저녁 수시로 승객들이 자리를 비울때마다 객실을 청소하고 정리한다. 또한 저녁이면 화장실의 수건으로 원숭이, 펭귄 등을 만들어 침대위에 올려놓는다.
3일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오늘은 어떤 동물을 만들어놨을까?’하는 기대감이 든다.
수영장, 카지노에는 수시로 웨이터들이 지나다니며 필요한 것이 없는지를 묻는다. 바다의 자유호에서 팁은 매일 1인당 10달러씩 부과되지만 하선을 앞두고 추가적으로 팁을 더 줄 수 있다.
하선할 때가되면 ‘이 배에서 정말 제대로 대접을 받았구나’라는 생각이 들게된다.
바다의 자유호에 승선하며 잃어버려서는 안될 것 중에 하나다. 기본적인 기능은 호텔 키카드와 같다. 하지만 객실 키 기능과 함께 신분증과 신용카드 역할을 한다.
크루즈 승선시 키카드를 받으면서 개인 신용카드 정보를 주거나 현금으로 디파짓을 하면된다. 그리고 항해중 주류나 또는 기념품, 인터넷 등 쿠르즈내에서 제공하는 유료 서비스를 이용할 때 시패스를 통해 결제하면 된다. 그리고 마지막 체크 아웃을 하면서 사용 금액을 정산해 계산하면 된다.
또한 하이티나 자메이카 등 해외에 정박해 타고 내릴때 신분증으로 사용할 수 있다. 승선하면서 승객 개개인의 사진을 찍기 때문에 배에 다시 탈 때 여권 필요없이 시패스를 스캔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