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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칼럼]봄바람 같은 ‘틸라피아구이와 통보리볶음밥’

Washington DC

2017.03.31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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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진/요리칼럼니스트
며칠 전 갑작스럽게 내린 눈으로 지금 한창 피었어야 할 벚꽃들이 주춤하면서 움츠러들기는 했지만, 날씨가 회복되니 다시 아름다운 봄 꽃들이 얼굴을 활짝 내미는 요즈음입니다. 따뜻한 날씨에 봄바람이 살랑대는 봄날에는 벚꽃구경을 하러DC에 나들이기에도 좋은데, 오늘은 이 같은 봄날에 어울리는 ‘틸라피아구이와 통보리볶음밥’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입안에서 미끈거리기는 하지만 쫄깃하게 씹하는 식감이 좋은 통보리볶음밥은 통보리를 익힌 후에 각종 채소와 함께 볶아내는데, 간이 세지 않아 심심한 듯 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좋습니다. 틸라피아 뿐만 아니라 어떠한 생선이나 고기요리와도 잘 어울리며, 브로콜리와 당근은 부드럽게 볶아 내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잘 먹게 만드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미국에서 가장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흰 살 생선 중의 하나인 틸라피아는 대구로 대체하셔도 무방하며, 한 면을 굽고 뒤집을 때 버터를 소량 넣어 풍미를 살리는 것이 조리 포인트입니다.

오늘저녁에는 봄바람처럼 가벼운 ‘틸라피아구이와 통보리볶음밥’ 어떠신가요?


틸라피아구이와 통보리볶음밥

재료(4인분/1컵: 미국식 계량컵250ml기준)
(통보리볶음밥)
통보리 ½ 컵
양파 ½ 개 ? 다져서 준비
다진마늘 1t
당근 1개 ? 작게 썰어 준비
브로콜리 1컵 ? 데쳐서 준비
굴소스 ½ T
간장 ½T
소금, 후춧가루
(틸라피아구이)
틸라피아필레 4장
소금 ½t
마늘가루 ½t
후춧가루 ¼t
버터 ½ T
레몬 1개
파슬리 약간


만드는 법

(통보리볶음밥) 냄비에 물을 2컵 붓고 끓기 시작하면 보리를 넣어 뚜껑을 덮고 중불에서 25~30분간 물기가 없을 때까지 익혀줍니다.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다진양파를 5분 정도 투명하게 볶아준 후 마늘을 넣어 30초 볶고, 당근을 넣고 당근이 익을 때까지 볶아줍니다. 1의 통보리와 데친 브로콜리, 굴소스, 간장을 분량대로 넣고 센불에서 볶아준 후 불을 끄고 그릇에 담아냅니다.

(틸라피아구이) 틸라피아필레를 흐르는 물에 씻은 후 페이퍼타월 위에 올려 물기를 제거 한 후 앞뒤로 소금, 마늘가루, 후춧가루를 뿌려줍니다.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중불로 달군 후에 틸라피아필레를 올려 4분 구워준 후 뒤집어서 버터를 넣고 2분 더 구워줍니다.
통보리 볶음밥을 담은 그릇에 함께 담고, 레몬과 파슬리를 뿌려냅니다.


*보리에 관한 식품상식

보리는 벼과의 일년생작물로 약 1만년 전부터 서아시아로부터 중앙아시아에 걸쳐 재배되어 왔는데 우리나라는 기원전 1,500년경 중국으로부터 전래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보리는 추운 겨울을 지내면서 자라므로 다른 작물에 비해 병충해가 심하지 않아 농약을 살포할 필요성이 거의 없으므로 무공해 식량자원으로서도 그 가치가 높습니다.

보리는 보리알이 배열된 열의 수에 따라2조맥(두줄보리)과 6조맥(여섯줄보리)으로 분류하며, 성숙 후 껍질이 종실에 밀착하여 분리되지 않는 겉보리와 껍질이 종실에서 잘 분리되는 쌀보리로 나눌 수 있는데, 쌀보리가 우리가 흔히 먹는 보리입니다. 그리고 보리는 찹쌀처럼 찰기가 있는 찰보리와 찰기가 없는 보통의 메보리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한편 쌀은 도정을 하면 겨층이 완전히 제거되지만 보리는 도정을 해도 보리알의 중앙에 있는 깊은 골에 섬유질이 많이 남아있게 되어 먹을 때 거친 질감을 줍니다.

그러나 보리쌀은 100g 당 수분 11.8%, 단백질 9.4%, 지질 1.2%, 회분 0.9%, 탄수화물 76.7%, 섬유소 0.5% 정도 들어있고 미량성분으로서는 칼슘 30mg, 인 190mg, 나트륨(소듐) 3mg, 철 1.9mg, 칼륨(포타슘) 237mg, 그리고 비타민B1 0.20mg, B2 0.06mg, 나이아신3.7mg 정도 함유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쌀을 중심으로 구성된 식생활에서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폴리페놀화합물 같이 유용한 효능성분 및 식이섬유소 등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고대그리스와 로마의 검투사들도 체력을 높이기 위해 보리로 만든 빵을 먹었다고 합니다.

보리의 폴리페놀화합물에는 면역증강효과, 항알레르기작용 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최근 보리에 함유된 프로안토시아니딘이라 부르는 물질은 특히 암 예방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폴리페놀화합물은 인체에 유해한 것으로 알려진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능력과 우수한 항산화성을 갖고 있으므로 적당한 양을 주기적으로 섭취할 경우 노화와 관련된 성인병을 줄일 수 있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보리에는 미량이지만 콜레스테롤합성을 억제하는 토코트리에놀이라고 하는 토콜화합물이 함유되어 있어 최근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비만이란 과잉 섭취된 칼로리의 대부분이 체지방으로 축적되는 것을 말하는데 보리에는 미끈거리는 성질이 강한 수용성 식이섬유인 베타-글루칸(beta-glucan)이 3-10%나 함유되어 있어 소장 내에서 전분·단백질·지질 등 소장을 통해 쉽게 흡수되는 영양성분을 둘러싸 이들 성분이 체내에 흡수되는 것을 물리적으로 방해하여 소화흡수를 지연시키기 때문에 당뇨나 비만환자에게 유용합니다.

식이섬유란 사람의 소화효소에 의해서 분해되지 않는 식물성 물질로서 여기에는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 식이섬유와 물에 녹는 수용성 식이섬유 두 가지가 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에서도 2005년 12월 보리에 함유된 가용성 식이섬유의 섭취가 혈청 콜레스테롤치를 저하시키는 작용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여 보리와 보리가공식품에 건강강조표시를 인정하였습니다.

즉, 보리에 다량 함유된 수용성 식이섬유가 대장에 도달하면 대장 내 미생물에 의해 급속히 발효되어 아세테이트,프로피온산과 같은 짧은 사슬의 지방산들이 발효부산물로 생성되고 이들이 간에서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저해하게 되며, 부티르산과 같은 지방산이 대장 내에 많아지게 되면 대장암에 대한 보호효과를 발휘하므로 보리의 섭취는 생리적으로도 대단히 중요한 기능을 수행합니다.


*‘보리에 관한 식품상식’에 대해서는 대구대학교 석호문교수님께 자문을 구했습니다.

이메일: [email protected]
블로그: http://blog.naver.com/ddochi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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