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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니온맵에서 엿보는 도시이야기] 베니스 운하 가면 무도회

Los Angeles

2008.02.0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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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의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걷다가 가장 많이 마주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각양각색의 가면이다. 이 가면들은 대개 종이로 만들어져 있는데,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로 화려하고 정교하다. 각기 다른 표정을 가진 얼굴들은 베니스 곳곳을 누비는 사람들에겐 꽤나 유혹적으로 다가온다.

사람들의 시선과 걸음을 사로잡는 가면들은, 어느 시기가 되면 베니스의 길 모퉁이로, 운하로, 곤돌라 위로 총출동한다. 매년 초, 약 열흘간 치러지는 베니스 카니발(Venice Carnival) 기간이 바로 그 때. 사실 별로 크지 않은 도시인 베니스임에도 이 ‘가면 축제’ 기간엔 100만 명에 가까운 인파가 모여든다.

1979년 첫 문을 연 가면 축제는 모든 시민이 참여하는 행사로써 해를 거듭할수록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2008년엔 1월 26일부터 시작해 2월 5일까지 축제가 열리는데, 해마다 주제가 바뀐다. 올 해 축제의 주제는 바로 감각(Sensation)이라고.

베니스 가면 축제는 전통적인 가장 무도회와 정교한 18세기 복장을 부활시킨 행사로, 화려한 의상과 분장으로 치장한 뒤 베니스의 특산품인 가면을 쓴 채 가장행렬을 벌이는 축제이다. 중심가의 산 마르코 광장과 극장, 소규모 광장인 캄피(Campi) 등에서 연극, 뮤지컬, 음악, 댄스, 곡예단의 공연 등이 함께 펼쳐진다. 가면 축제의 백미인 환상적인 의상이 전시되는 것은 물론, 미로처럼 얽힌 운하에서는 베니스의 또 하나의 상징인 곤돌라가 퍼레이드를 펼치기도 한다. 사람들이 모여 벌이는 잔치에 먹을 것이 빠질 수는 없는 일. 축제 기간에만 맛볼 수 있는 프리톨레(Fritole·안에 건과류를 넣고 설탕을 뿌린 과자), 갈라니(Galani·잘게 썰어 튀긴 과자) 등을 파는 노점이 들어서서 달콤한 냄새를 풍긴다.

축제 기간에 볼 수 있는 가면과 의상은 세계에서 유일한 가면 축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화려하고 독특하다. 가면 축제에서의 의상은 곧 부와 자존심의 상징. 그래서 축제가 끝나자마자 다음해 축제를 준비하여 곧바로 의상 준비에 돌입하는 사람들도 많다. 또한 할아버지세대에서 손주세대까지 대대손손 가면 축제를 즐기는 가족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그들은 단체로 중세의 귀족인 양 변장하고 나타나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도 한다.

연인끼리, 친구끼리, 혹은 혼자 오더라도 이 분주한 분위기에 발을 담그다 보면 모두가 즐겁다. 나는 몸만 달랑 온 관광객이라고?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축제 중엔 자신들의 솜씨를 뽐내보려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각국에서 몰려오기 때문에 그들에게 메이크업을 받는 행운을 누릴 수도 있다. 혹은 적당한 가격에 판매하는 가면이나 모자 등을 구입해서 축제 행렬에 동참해도 된다. 미처 의상을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의상을 대여해주는 장사꾼들도 있지만 그 가격이 상상을 초월하므로 간단히 패스하자. 그냥, 그 자리에서, 단지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제공=onionm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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