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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 돈빌리기 어려워서···'온라인 사채' 방문객 폭증

Los Angeles

2008.02.0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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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는 중개만, 개인끼리 거래···3대 사이트만 작년 수천만불 넘어

 온라인 돈거래 장터가 인기다. 대표적인 사이트로 꼽히는 프라스퍼(아래쪽)과 렌딩클럽의 메인페이지.

온라인 돈거래 장터가 인기다. 대표적인 사이트로 꼽히는 프라스퍼(아래쪽)과 렌딩클럽의 메인페이지.

‘돈 거래 장터’가 갈수록 인기다. 은행이 아니라 개인 대 개인이 돈을 빌려주고 빌리는 온라인 시장이다. 이른바 P2P(peer-ro-peer) 사이트라고 불린다. 이같은 렌딩 마켓플레이스는 최근 신용경색으로 서민금융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더욱 활기를 띄고 있다.

▷시장 규모만 수천만달러 넘어

현재 미국 내에서 온라인 돈거래 장터는 수십개가 넘는다. 이중 대표적인 사이트는 프라스퍼 렌딩클럽 조파 등 3곳이 꼽힌다. 가족이나 친지가 아닌 전혀 모르는 사람끼리 돈거래가 이뤄지는 곳이다. 여윳돈을 빌려주고 짭짤한 이자수입을 올릴수 있는가 하면 반대로 급전을 쉽게 융통할 수 있는 '사금융 장터'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들 3 사이트에서만 거래되는 자금은 지난해에만 수천만달러를 넘었다. 그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프라스퍼는 등록회원만 10만명에 이른다.

방식은 대부분 동일하다. 사이트측은 네트워크 즉 중개역할만 맡는다. 돈을 빌려줄 투자자들과 돈을 빌릴 수요자를 연결만 시켜준다. 이자율과 지급방식 등은 개인 쌍방간에 결정된다. 대신 사이트측은 회원관리와 크레딧 관리 이자와 결제 등 자금이동 문제 발생시 행정절차 등을 대행한다.

▷곳곳에 안전장치

온라인 돈거래장터의 생명은 신용과 안전성에 달려있다. 각 사이트들은 사고를 막기위해 곳곳에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해두고 있다. 일단 돈을 빌리는 바로우어(borrower)의 신상 정보공개는 공히 필수다. 여기에 돈을 빌리려는 목적과 개인 스토리도 작성해 올리도록 하고 있다.

또 크레딧 평가기관과 제휴해 개인 크레딧 점수를 자동 확인하는 장치도 갖추고 있다. 3대 사이트중 렌딩클럽은 아예 FICO스코어 640점 이상만 돈을 빌릴 수 있도록 못박아 놓았다.

하지만 명의도용 등 '사고 위험'은 여전히 남아있다. 각 사이트마다 바로우어의 신용정보와 크레딧을 이중삼중 확인하지만 리스크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렌딩클럽(www.lendingclub.com)

회원가입은 18세 이상의 미국 거주자만 가능하다. 바로우어는 모든 개인정보를 공개해야 하고 렌더도 은행 어카운트와 소셜 시큐리티 넘버를 제공해야 한다.

렌더는 모두 7등급으로 나뉘어진 바로우어의 신용등급을 확인하고 자금 공여 여부를 결정한다. 신용등급 별로 이자율도 다르므로 철저하게 '하이리스크 하이리턴'방식이 적용되는 셈이다.

렌더는 개인 체크 발송 온라인 이체 직접 방문 등 3가지 방식으로 자금을 보낸다. 이 돈은 웰스파고 은행의 사이트 계좌에 CD형태로 보관돼 안전성을 높였다. 원리금 결제는 바로우어의 은행계좌에서 자동 이체돼 이 CD에 얹어지는 방식이다.

돈을 빌릴 때는 FICO점수 640점 이상만 가능하다. 여기서도 스코어에 따라 자체 신용등급이 A부터 G까지 7등급으로 나뉜다. 최고등급인 A1은 7.37% 최하등급인 G5는 18.61%의 고이자를 감수해야 한다. 상환은 일시상환이나 할부 상환 중에서 고를 수 있다. 수수료는 돈을 빌릴 때 한번 낸다. 신용등급에 따라 다르다. 최하 0.75%부터 2%까지다. 렌더는 원리금총액의 1%를 수수료로 낸다.

▷프라스퍼(www.prosper.com)

온라인 모기지융자 브로커인 'E-LOAN'의 공동창업자인 크리스 라슨이 지난해 2월 동업자들과 함께 출범시켰다.

프라스퍼의 거래는 철저히 경매방식이다. 렌더와 바로우어로 구분해 회원가입한 뒤 액수와 이자율을 적어 '리스팅'에 올리면 이를 보고 렌더나 바로우어가 응찰해 양자가 연결되는 방식이다.

일단 거래 상대방이 결정되면 실제 자금 전달과 이자 지급은 프라스퍼 운영사측에서 담당한다. 렌더가 체크를 끊어 보내주면 이를 채무자에게 전달해주고 나중에 이자 역시 운영진이 받아 렌더의 계좌에 자동입금해준다. 렌더에게는 총액의 0.5% 바로우어는 총액의 1%를 수수료로 내야한다.

프라스퍼에서 거래되는 돈은 2만5000달러까지로 상한선이 정해져있다. 반면 하한선은 없다. 50달러짜리 거래도 빈번하다. 가장 많은 것은 500~3000달러짜리 소액 거래.

상환은 원리금 분할상환 방식이다. 매달 정해진 원리금을 페이먼트 형태로 갚아나가면 된다. 이자율은 보통 연 7%에서 최고 25%까지 있다.

프라스퍼에는 '그룹 리스팅'이란 독특한 장치도 있다. 돈을 빌릴 때 개인이 아니라 인터넷상의 그룹에 등록해 빌리는 것이다. 그룹에 소속된 사람들은 전혀 모르는 사이로 신용을 잘 지키면 해당 그룹의 크레딧점수가 올라가 이자율이 함께 싸지는 혜택을 받는다. 일종의 '이익 공동체'를 만들어 돈 거래의 안전성을 높인 셈이다.

앨런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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