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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소고] 레오니다스의 300용사와 기드온의 300용사

Los Angeles

2008.02.1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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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종기 목사 충현선교교회
서양사에서 가장 자랑하는 300명의 스파르타 용사가 있다. 이들은 페르시아의 왕 아하수에로의 25만 군대를 맞아 싸웠던 사람들이다. 마라톤 전쟁에서 승리한 그리스에 복수하기 위하여 페르시아는 기원전 480년 재침하였고 이들을 맞아 급조된 7000의 결사대가 테르모필레에서 접전하였다. 바다와 1500미터나 되는 칼리드로모스산 절벽 사이에서 그리스인은 18미터의 좁은 대형으로 페르시아의 군대를 막았다.

며칠의 사활을 건 전투에서 영웅적으로 그들은 이 협로를 지켜냈으나 결국 배신자의 사주로 대부분의 군대가 포위되어 퇴각하고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를 따르는 300명만이 최후의 방어선을 구축하였다. 그들은 작은 언덕으로 가서 최후의 한 사람까지 싸웠다. 역사가 헤로도투스에 의하면 그들이 칼을 놓친 후에 손톱과 이로 싸웠다고 한다.

이들의 투쟁은 그리스인들에게 단합을 위한 시간과 용기를 주었고 결국 이들이 살라미스 전투와 플레테 전투에서 승리를 얻는 데 결정적 도움을 준다. 프랑스 철학자 몽테뉴(1533-1592)는 "승리에 필적하는 성공적인 패배가 있다"고 레오니다스 300용사의 장렬한 죽음을 평가하였다. 이 전쟁의 결과로 서양은 비로소 동방의 세력으로부터 벗어난다.

스파르타의 300 용사가 인간의 용맹을 보여준 사건이라면 성경에는 하나님의 크신 능력을 보여주는 기드온의 300용사가 있다.

이들은 레오니다스의 300용사가 나오기 약 700년 전에 이스라엘에서 나온 사람들이다. 이들 300용사는 135000의 미디안과 아라비아 연합군과 싸워 놀라운 승리를 거두었다.

레오니다스의 300명이 험한 지협(地峽)에서 방어전을 펼쳤다면 기드온의 300용사는 135000의 미디안 연합군을 야간에 포위하여 교란시키는 전술을 펼쳤다. 레오니다스의 300명이 모두 장렬하게 죽어갔다면 기드온의 300용사는 한명도 죽지 않았다. 레오니다스의 300이 백병전으로 싸웠다면 기드온의 300은 나팔과 횃불과 함성과 항아리를 가지고 지략으로 싸워 이겼다. 전자가 영웅적으로 싸웠다면 후자는 하나님의 능력으로 싸웠다.

하나님의 용사로 일컬어지기에 충분한 기드온의 300용사는 미디안과의 싸움을 위하여 모은 사람들 32000명 중에서 선발된 사람이다. 하나님의 명령에 의하여 기드온은 전쟁을 두려워하는 자 22000명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나머지 10000명 중에서 다시 9700명을 돌려보낸다. 하나님의 지시를 따라 4대 1의 병력이 13.5대 1로 다시 이들이 450대 1로 줄어든다. 하나님은 자신의 구원을 보이기 위하여 사람의 수를 최소한으로 줄이신 것이다.

도무지 숫자적으로 미디안의 대군과 상대가 될 수 없는 그들이 오히려 하나님의 지시를 받아 미디안 연합군을 야간에 포위한다. 이들 300명은 밤 10시경 나팔을 불고 사방에서 항아리를 깨뜨리고 함성을 올린다. 항아리에 넣어온 횃불을 켜서 높이 들고 "하나님을 위하라 기드온을 위하라" "하나님의 칼을 받으라 기드온의 칼을 받으라"고 외치면서 제자리에서 발을 구른다. 대군은 야간에 포위 공격을 받은 줄 알고 서로 죽이는 싸움을 하다가 도망치기 시작한다.

레오니다스의 300은 인간의 책임과 용맹함을 강조하면서 영웅적인 인간관과 영웅주도의 역사관을 제시한다. 이는 인간 본위의 헬레니즘(Hellenism)적 정신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사건이다.

그러나 기드온의 300용사에게는 인간의 자긍심이라든가 교만과 자랑이 설 자리가 없다. 오직 하나님의 주권과 통치 그리고 인간의 순종이라는 가르침이 극명하게 대조된다.

신앙은 무책임을 가르치지 않는다. 한 발자국 더 나아가 불가능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믿음은 과학적인 계산을 무시하지는 않지만 수학적 인과론에 머물지 않는다. 신자에게 절망의 권리는 없다.

가장 어려운 상황과 인간적인 소망이 끊어진 곳에서도 하나님을 향한 믿음은 결코 소멸되지 않는다. 오히려 시대의 어둠이 깊어지면 신앙의 샛별들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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